[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32·LA 다저스)이 대망의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낙점됐다. 한국인 투수가 메이저리그 개막전 선발로 나서는 것은 박찬호에 이어 두 번째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공식 사이트인 MLB닷컴과 인터뷰에서 류현진을 개막전 선발로 내보낸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다저스의 2019시즌 개막전은 오는 29일 오전 5시 10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갖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홈경기다. 이 경기 선발로 류현진이 마운드에 올라 애리조나 에이스 잭 그레인키와 선발 맞대결을 벌인다.

지금까지 메이저리그 개막전에 한국인 선수가 선발 등판한 경우는 두 번 있었으며 모두 박찬호였다. 박찬호는 다저스 시절이던 2001년 처음으로 개막전 선발의 영광을 얻어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7이닝 5피안타 무실점 역투로 승리를 챙긴 바 있다.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한 첫 시즌이었던 2002년에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개막전에 선발로 등판했으나 5이닝 9피안타 6실점으로 부진한 피칭을 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류현진이 다저스의 개막전 선발 중책을 맡은 것은 선발진의 줄부상 때문이다. 지난 8년 연속 개막전 선발을 책임졌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어깨 부상으로 아직 실전 등판을 못하고 있고, 커쇼와 원투펀치를 이룰 것으로 기대됐던 워크 뷸러는 지난해 많은 투구 후유증으로 시즌 준비가 늦어지고 있다. 류현진과 개막전 선발 경쟁을 했던 리치 힐도 최근 무릎을 다쳤다. 류현진 외에는 믿고 맡길 투수가 없는 다저스의 선발 마운드 상황이다.  

박찬호 이후 17년 만에 한국인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나서게 된 류현진은 "미국에 온 이후 첫 개막전 선발은 분명 특별하다"고 소감을 전하며 "개막전 선발에 대해서는 정말 생각해보지 않았다. 내 목표는 투구 수와 이닝을 늘려 시즌을 준비하는 것이었다. 짐작도 하지 못했다"며 갑작스런 결정에 부담감도 내비쳤다.

류현진은 차근차근 시즌 준비를 진행해왔다. 이번 시범경기에서는 5경기 등판해 1패 평균자책점 3.00(15이닝 6실점 5자책)을 기록했다. 투구 이닝을 1이닝, 2이닝, 3이닝, 4이닝, 5이닝으로 점점 늘려오며 구위 점검도 마쳤다.

잇따른 부상과 수술을 딛고 재기에 성공한 류현진은 지난 시즌 후 FA 자격을 얻어 다저스와 재계약했다. 다저스의 퀄러파잉 오퍼를 받아들여 1년 계약에 연봉 약 200억원(1790만 달러)을 받으며 고액 몸값 선수가 된 '코리안 몬스터'가 2019년 다저스의 개막전 선발로 당당히 마운드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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