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시장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지만 청약경쟁률이 높아 '소문난 잔치'로 그치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 화인베스틸은 첫 거래일인 지난 22일 시초가가 공모가(4700원)보다 210원(4.47%) 낮은 4490원에 형성됐지만, 장이 시작되자 가격제한폭(14.92%)까지 올라 5160원에 거래를 마쳤다.

화인베스틸은 지난 23일에도 전 거래일보다 40원(0.78%) 오른 5200원에 장을 마쳐 공모가에 비해 500원(10.63%) 올랐다. 코스피가 지난 23일 2028.32에 장을 마쳐 지난 21일(2018.50) 대비 9.82포인트(0.48%) 오른 데 비해 놀랄만한 상승폭이다.

지난 11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트루윈도 마찬가지다. 트루윈은 상장 당일 시초가(1만7000원)에서 가격제한폭(15%)까지 떨어진 1만44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후에도 약세를 보인 트루윈은 지난 23일 1만4300원에 장을 마쳤지만, 공모가(1만500원)에 비하면 오히려 3800원(36.19%) 올랐다. 지난 22일(2002.84)부터 25.48포인트(12.72%) 오른 코스피보다 3배에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공모주가 '대박'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일반 투자자들의 수익 실현은 그리 쉽지 않다. 공모주에 청약할 때 청약금액의 50%를 사전에 증거금으로 내야 하므로 경쟁률이 치열할 경우 대규모 증거금에 대한 기회비용을 고려하면 개인투자자들이 큰 이익을 내기는 쉽지 않다.

화인베스틸의 경쟁률은 248.12대 1, 트루윈은 1018.1대 1이었다.

트루윈의 경우 개인 투자자가 10주를 받으려면 1만180주를 청약해야 한다. 공모가가 1만500원인 트루윈의 10주를 매수하기 위해서는 5344만5000원을 청약해야 하는 셈이다.

트루윈이 상장한 뒤 36.19%의 수익률을 기록했지만 10주를 5344만5000원에 사들인 투자자는 겨우 3만8000원(청약 증거금의 7.11%)의 수익을 낸 것이다.

이 밖에도 올해 상반기 상장한 ▲한국정보인증(922대 1) ▲인터파크INT(492대 1) ▲오이솔루션(1253.4대 1) ▲BGF리테일(181대 1) ▲캐스텍코리아(807대 1)와 곧 상장을 앞둔 ▲윈하이텍(590대 1) ▲창해에탄올(675.79대 1) 등의 청약경쟁률은 모두 100대 1을 웃돌았다.

현대증권 오온수 연구원은 "개인투자자가 공모주에 직접 청약하는 것은 치열한 청약 경쟁으로 배정받을 수 있는 물량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수익기회가 제한적"이라며 "펀드를 통해 기관청약을 하면 배정 물량 확보가 쉬울 뿐 아니라 개인과 기관투자가 간에 발생할 수 있는 정보 비대칭성을 극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공모주 펀드는 일반 공모펀드와 같이 동일 종목 투자 한도를 10% 이내로 제한하는 규제가 있기 때문에 공모주의 수익성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

실제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으로 평가가 가능한 설정액 10억원 이상 공모주 펀드 98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2.29%에 그쳤다. 기준금리보다 낮은 수익률이다.

공모주 펀드들이 '10% 규제' 때문에 공모주 이외의 자산으로 채워지다 보니 기타자산의 수익률에 더 영향을 많이 받게 된다. 이에 따라 'KB베트남포커스95증권투자신탁(주식혼합)A'의 경우는 19.61%의 수익률을 보였지만 'GS골드스코프타겟증권투자신탁 1[주식혼합]Class A 1'는 -2.95%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