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은 26일 수사권은 경찰이, 기소권과 수사통제권(수사요구권)은 검찰이 갖는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당론으로 발표했다.

한국당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권성동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수사권 조정안을 발표했다. 또 형사소송법·검찰청법·경찰법·국가정보청법(신설)·정부조직법 등 수사권 조정 5법을 당론으로 대표 발의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한국당 조정안은 △수사권은 경찰, 기소권과 수사통제권은 검찰에 부여해 검사의 직접수사 대폭 축소 △검사 수사지휘를 삭제해 검·경간 협력관계를 재설정하되 경찰 수사에 대한 검사의 사법적 통제를 위해 수사요구 및 제재방안 마련 △국민 인권 보호를 위해 모든 사건은 검찰에 송치해 경찰 수사에 대한 검찰의 통제가 이뤄지도록 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 △경찰의 비대화를 막기 위해 행정경찰·사법경찰·정보경찰 분리 △검찰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와 경찰위원회의 구성방식도 다양화하고, 위원 수를 확대해 총장·청장의 임명에 대한 청와대의 관여와 대통령 인사권 제한을 통해 검·경 중립성 확보 △구속영장 재청구 사유를 제한하고, 변호인 참여없는 면담형식 조사를 금지해 국민의 기본권 보장 강화 등 내용도 담는다.

아울러 △검찰 조서의 우월적 능력을 폐지하고, 영상녹화물의 증거능력 부여 △검사와 경찰이 처리한 사건의 과오 유무 등 사건 평정제도의 근거를 법에 도입해 무리하거나 인권침해적인 수사에 대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한다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다.

권 의원은 “미국·일본·독일 등 세계 각국의 입법례와 시대의 흐름을 좇아 수사는 기본적으로 경찰이 담당하고 기소권과 수사통제권은 검찰이 행사하도록 제도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경찰이 수사를 전담하되 1차적 사법통제는 검사의 수사통제 및 기소 등을 통해, 2차적 사법통제는 법원의 재판을 통해 수사 전반에 걸쳐 사법통제가 있도록 제도화해 경찰수사의 공정성과 국민의 기본권 보장을 담보하도록 했다”고 부연했다.

권 의원은 “한국당의 당론인 검·경 수사권 조정 대원칙인 수사는 경찰에, 수사통제권과 기소권은 검찰에 부여하는 방안은 원래 문재인 정부 핵심 공약사항이자 국정과제”라며 “지난 2018년 6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주도로 발표된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이나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정부안은 검찰이 여전히 특수수사 등 주요사건에 대해 수사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기존 공약대로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해 검찰의 수사기능을 제한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가지고 있는 제2의 검찰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립 근거를 찾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문재인 대통령 지시에 다라 검찰이 과거 정부에 대한 적폐수사에 혁혁한 공을 세우면서 정부·여당의 검찰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안에는 정치검찰, 정치경찰을 막을 수 있는 인사권 독립 방안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조차 안 돼 있다”며 “이는 문재인 정부 역시 지난 권위주의 시절 정부와 마찬가지로 인사권으로 검·경을 장악한 뒤 사정드라이브를 통해 정권을 유지하려는 구시대적 행태를 집권 내내 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