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대표 선거캠프 총괄본부장, "김대표 국가지도자 경륜과 내공 충분히 갖춰" 강조

   
▲ 이의춘 미디어펜 발행인
“김무성대표 그늘에서 춤을 춘 것 뿐입니다. 김대표 후광을 업고 폼을 잡았다고 할까요.”
권오을 전 의원(56)은 한껏 자신을 낮췄다. 겸손했다. 권 전의원은 7.14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당대표에 선출된 김무성의원 선거캠프 총괄본부장을 맡아 명참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유방이 장자방의 도움을 받아 중원의 패자가 됐듯이  김무성 대표에겐 권오을 전의원이 책사역할을 했다.  그는 새누리당 전당대회 기간 김대표가 클린선거를 지향하도록 했다. 김대표는 돈안들고, 줄 안세우고, 사람동원 안하기를 솔선수범했다.

집권여당은 그동안 돈선거, 줄세우기 선거 등 구태로 국민들의 눈살을 찌뿌리게 했다. 김무성선거켐프는 이같은 구태선거와 결별했다. 경쟁후보들이 어떻게 나오든 포지티브 선거를 지향했다. 당의 개혁과 혁신, 국가개조와 건강한 당청협력 방안, 국정과제, 시대정신과 국가경쟁력강화방안, 민생안정대책 등 미래를 이야기했다. 세월호 참사와 인사참사로 위기에 처한 새누리당을 대대적으로 혁신하기위한 대책을 내놓았다. 당원들에게 공천권을 되돌려주고, 탕평인사를 통해 당의 화합을 도모하겠다는 게 대표적이었다. 시대적 과제인 지역간, 대-중기간 격차해소 방안도 제시했다.

김무성대표는 이번 전당대회를 통해 ‘저평가 우량주’로 재인식되면서  차기대권주자로 거듭났다. 그동안 김대표의 리더십과 비전, 국가적 이슈 해법, 경륜등은 당내는 물론 언론에서도 제대로 조명받지 못했다. 그는 선거기간에 그동안 갈고닦은 내공을 당원과 유권자들에게 내보였다. 국가지도자에 필요한 현재와 미래의 국정운영이슈와 과제를 조목조목 제시했다. 이를 계기로 여권내 가장 유력한 대권후보로 도약했다. 잠룡이 됐다. 2017년 대선을 향한 새누리당 등 보수여권의 강력한 잠룡이 됐다.

권오을 전의원은 김대표의 내공이 보통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모든 이슈에서 해박한데다, 문화적 소양도 깊다는 것. 김대표는 권전의원이 주최하는 <포럼 오늘>에 5번이나 참석해 공부를 할 정도로 학구적 열정이 대단하다. <포럼 오늘>은 “행복한 내일을 위해 치열한 오늘을 준비하는” 포럼으로 2009년 10월 12일 발족한 이래 130여차례 이상 토론회를 가졌다. 헌법개정, 지방행정체제 개편, 세종시 해법,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 천안함사태와 북한문제, 통일방략, 금융위기 극복방안, 후쿠시마 원전붕괴와 원자력에너지 안전문제, 바람직한 복지정책, 반값시리즈 포퓰리즘 복지문제, 경제민주화 문제 등...

강연자도 진보인사와 보수인사를 골고루 초청하는 등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를 아우르며 사고의 폭을 넓혔다. 권전의원은 이같은 토론을 통해 국가적 과제에 대한 합리적인 해결방안을 찾고자 했다. 김무성대표도 포럼 오늘에 여러번 참가해서 국가지도자로서의 실력을 차곡차곡 연마했다. 주변 사람들의 말을 경청하는 것도 강점이라고 했다. 참모들이 3~4번 직언을 하면 수용하는 열린 귀를 갖고 있다고 한다. 

   
▲ 권오을 전 국회의원(3선)은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국정이슈에 대해 해박하고, 시대정신과 미래를 내다볼 줄 아는 통찰력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회에 재입성한 후 좋은 분을 모시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는 국가경영을 펼쳐보고 싶다"고 했다.

권전의원이 보는 김대표의 약점은 무엇일까? 그는 김대표가 정이 너무 많다고 했다.  남에 대한 배려심이 강하다고 한다. 전당대회기간 경쟁후보에 비해 '짠돌이 선거'를 하면서도 밥인심만은 넉넉했다고 한다. 영화 <동막골>에서 촌장이 동네사람들을 배불리 먹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처럼. 김대표가 정이 너무 많아 앞으로 큰 일을 할 때 약점이 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권 전의원은 “큰 일을 하다보면 때론 매정해야 한다”면서 “김대표는 사람에 대한 정이 강하다”고 말했다.

민심이반 위기를 겪고 있는 새누리당의 혁신방안은 무엇인가? 그는 국가개조를 위한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금 당과 박근혜정부를 보면 국가개조와 혁신을 어디서부터 할 것인지, 순서가 제대로 정해지지 않았고, 내용도 정리되지 않았다는 것. 그는 “정치 경제 사회 통일문제에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최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의 기득권을 과감하게 내려놓는 것도 지적했다. 김무성 대표는 공천권을 당원들에게 돌려준다고 했다. 하지만 이것도 현역 의원등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정치신인들에겐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 전의원은 “국민들이 입당할 때 지역구 의원이 승인해야 하는 것도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천권을 돌려주는 문제는 보다 정교하게 짜야 하며, 현역의원 교체율도 30~40%로 해서 자체경쟁을 시켜야 한다고 했다. 역할 정년제를 도입해서 나이보다는 역할에 따라 공천과 당직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개혁이 이뤄지면 경조사의원 및 단체장, 당무위원 문제가 해소될 수 있다는 게 권전의원의 구상이다.

그는 새누리당이 국민들의 시선이 싸늘해지고 있다는 점을 심각하게 깨닫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세월호 악재속에서도 6.4지방선거에서 이기고, 7.30 재보궐선거에서도 유리한 국면을 보이면서 '오도된 민심'에 도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상당부분 야당이 제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당도 아니라는 비판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고 했다. 권은희씨를 광주 광산을에 전략공천하는 것등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했다.  새민련이 아무리 헛발질해도, 새누리당은 과감한 혁신과 개혁을 통해 집권여당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 권오을 전의원이 펴낸 <꺼벙이의 꿈>(2011년)과 <을의 길>(2014년). 그는 이들 책을 통해서 '서민이 따뜻한 세상, 부자가 떳떳한 나라, 모두가 주인이 되는 세상을 지향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소설 '장길산'에서 주인공의 말을 인용해 "미륵이 일어나 춤을 추는 세상을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했다.

새누리당이 2018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권전의원은 몇가지를 제안했다. 가장 먼저 진보진영의 어젠더를 차용해야 한다는 점. 발상의 전환을 해야 한다는 것. 보수이데올로기에 안주하지 말고 실용적인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꽉막힌 남북문제에서부터 물꼬를 터야 한다고 역설했다. 첫번째 과제는 남북이산가족 상봉문제에서 돌파구를 찾는 것. 남북에 흩어져 있는 가족을 못보게 하는 것은 반인륜적이라고 봤다. 자유왕래도 실현하자는 담대한 방안도 눈길을 끌었다. 종북인사들의 방북을 허용하자며 한발 더 나아갔다. 권전의원은 “민족가치를 우선하는 것은 보수의 본령”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북한 평양방송을 개방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고 했다.  북한 김정은이 서울에 온다면 환영하는 스탠스도 필요하다고 했다. 평양방송 개방과 자유왕래, 종북인사 방북 허용 등은 보수진영에선 금기사항이고, 국가적 논란이 큰 사안일 수밖에 없다. 권전의원은 진보진영의 어젠더를 가져와야 차기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민족 통일이라는 민족적 관점에서 봐야한다는 것이다.  

둘째 그는 새누리당이 격차해소에 전력투구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격차해소는 김무성대표가 전당대회 기간에 내세운 핵심 선거공약이었다. 이는 우리경제의 가장 큰 과제인 양극화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보인다.

객차해소 방안으로 대-중기간 임금 격차를 좁히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래야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삼성에 입사하는 신입사원이 연봉 6000만원을 받고, 중소기업에 취직하면 1500~2000만원을 받는다면 젊은이들이 삼성만 쳐다보게 된다는 것이다. 중소기업 입사자들에게 연 3000만원을 주면 젊은이들이 대거 입사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와함께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차별도 시급히 해소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규직 노조인  민주노총 등이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비정규직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고 했다. 

부자증세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고소득자 소득세율을 현행 38%에서 40~50%로 올려 복지재원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소득세율로는 점점 늘어나는 복지재원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법인세율은 현행대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쟁국과의 조세경쟁을 감안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외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하기위해선 법인세는 경쟁국 수준이하로 낮춰져야 한다. 그는 대신 “세금을 많이 내는 부자들에게 인센티브를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퇴직후 받는 국민연금을 더 주는 것이 대표적이다.

셋째 그는 공무원 연금 개편이 시급하다고 제창했다. 공무원연금 개편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것. 공무원 연금을 시작할 때는 퇴직공무원들의 평균수명을 67세로 추정했다고 했다. 60세에 퇴직한 후 7년가량만 연금을 지급하는 것으로 설계했다고 했다. 하지만 평균수명이 80~90세로 늘어난 상황에선 공무원연금을 현행대로 지급하면 재정이 고갈되고, 남미는 물론 그리스 스페인 등 남유럽처럼 나라가 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공무원들이 박봉이라는 이야기는 과거 이야기라는 것이다.

보수의 책임은 무엇인가? 그는 경주 최부자가 400년간 가문을 유지하며 번성한 것을 사례로 들었다.  최부자집 첫 번째 가훈이 사방 100리 이내에 굶는 사람이 없도록 하라는 것이었다고 한다. 그는 “보수는 시대적 책임을 완수해야 한다”고 했다. 보수가 책임을 지지 않고 기득권에 연연하면 정당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했다. 청년실업자가 없게 하고, 서민들이 밥을 굶는 일은 없게 하는 게 보수의 책무라는 것.

하지만 현재의 새누리당은 이런 점에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는 것 같지 않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보수는 시대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반면 진보는 시대를 변화시키는 역할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그는 복지는 보수가 먼저했다고 강조했다. 19세기후반 프러시아 비스마르크가 연금과 의료 등 복지정책을 실시해 노동자들의 혁명을 통한 공산화를 막은 것이 대표적이다.

권전의원은 향후 행보와 관련, “국가경영에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좋은 분을 모시고 국가경영의 한 축을 담당해서 국민들이 우리나라에 대해 자부심을 느끼게 만들고 싶다”고 했다. 국회에 복귀한 후 기회가 되면 국민들에게 행정서비스를 할 수 있는 장관직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그가 지향하는 정치는 ‘서민이 따뜻한 세상, 부자가 떳떳한 나라’다. 지난 2월에 펴낸 <을의 길>은 김주영의 소설 ‘장길산’ 주인공의 말을 인용하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장길산은 “미륵이 일어나 춤추는 세상”을 언급했다. 그는 사람사는 세상, 서민이 따뜻한 세상을 지향하고 있다. 모두가 공평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다. 모두가 주인이 세상을 지향하고 있다. 그는 “모두가 함께 노력하면 미륵이 일어나 춤추는 세상으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경북 안동 출신으로 경북고, 고려대 정외과와 정책대학원(경제학 석사)을 마쳤다. 대학시절 학생회장을 역임하는 등 일찌감치 민주주의와 리더십을 체험했다. 96년 15대 국회의원으로 입성해 17대까지 3선을 지낸 중진의원이다. 의원 시절 예산결산위 최우수의원상, 의정활동 대상, 올해를 빛낸 정치인상 수상 등을 받는 등 각종 상을 휩쓸었다. 성실하고 공부하는 의원, 실력있는 의원으로 정평이 나있다. 2011년부터 2012년까지 국회사무총장을 역임했다. 영남대, 동국대, 서강대 등에서 객원교수를 했으며, 현재는 대구 가톨릭대학 초빙교수로 있다. [미디어펜=이의춘 발행인 jungleelee@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