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70% 성장둔화...트럼프 보호무역주의 탓...하반기 회복"
   
▲ 국제통화기금(IMF)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촉발한 무역갈등을 글로벌 성장둔화의 주요 리스크로 꼽았다. [사진=연합뉴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 성장전망치를 또 하향 조정했다. 9개월 만에 세번 낮춘 것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가 더욱 커졌다.

IMF는 9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에서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로 3.3%를 제시, 3개월 전 전망치보다 0.2%포인트 내렸다.

IMF는 지난해 7월 3.9%, 10월 3.7%, 올해 1월 3.5%로 단계적으로 0.2%포인트씩 낮춘 바 있다.

내년도 성장전망은 기존 3.6%를 유지했다.

IMF는 "세계 경제가 지난해 초까지 강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작년 하반기에는 경제활동이 뚜렷하게 위축했다"면서 중국·유로존(유로화 사용지역)의 경기둔화, 글로벌 무역갈등,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을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미국의 성장률은 기존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한 2.3%를 제시했다. 그래도 다른 선진경제권인 유로존이나 일본, 캐나다의 1%대 성장률 전망치보다는 상당히 높은 수치다.

유로존은 1.6%에서 1.3%로, 일본은 1.1%에서 1.0%로, 캐나다는 1.9%에서 1.5%로 각각 하향조정됐다.

특히 독일의 성장전망을 1.3%에서 0.8%로 무려 0.5%포인트 깎았다. 독일이 새 배출가스 규제책을 내놓으면서 자동차 생산량이 감소한 요인을 반영했다는 설명이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Brexit) 논란에 휩싸인 영국의 성장전망치도 1.5%에서 1.2%로 0.3%포인트 낮아졌다.

신흥 개발도상국들의 성장전망은 4.5%에서 4.4%로 0.1%포인트 내렸다.

브라질은 0.4%포인트(2.5→2.1%), 멕시코는 0.5%포인트(2.1→1.6%), 인도는 0.2%포인트(7.5→7.3%) 각각 하향됐다.

반면 경기부양책을 시행중인 중국에 대해선 기존보다 0.1%포인트 높은 6.3% 성장률을 제시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지난해 10월과 동일한 2.6%를 유지했다.

IMF 수석이코노미스트인 기타 고피나트는 "세계 경제의 민감한 순간(delicate moment)"이라며 "올해 전 세계 국가 가운데 70%가 성장둔화를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AFP통신이 전했다.

고피나트는 '하방 위험'(downside risk)을 지적하면서도 주요 경제권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재정 부양 등으로 올해 하반기부터는 회복세가 예상된다며, 특히 '중국 경제의 회복 시그널'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IMF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촉발한 무역갈등을 글로벌 성장둔화의 주요 리스크로 꼽았다.

이와 관련, 세계 교역량(상품·서비스) 증가율 전망치를 기존 4.0%에서 3.4%로 0.6%포인트 낮춰 잡았는데, 1월에도 0.6%포인트 하향조정된 바 있다.

내년에는 교역량 증가율이 3.9%로 다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IMF는 "글로벌 무역갈등이 이른 시일 내 해소된다면 세계 경제에 상당히 우호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고, 고피나트 수석이코노미스트도 "미·중 무역의 불확실성이 항구적으로 해결된다면 글로벌 성장세에 매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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