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삼성이 시스템 반도체와 자발광 대형 디스플레이의 ‘넘버원’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첨단 기술 개발과 투자를 적극적으로 추진해 선두권과의 격차를 좁히고, 시장 리더십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미세화 공정에서 잇달아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고성능·저전력 공정 기술을 확보하며 시장 지배력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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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성캠퍼스 EUV 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
이날 삼성전자는 EUV(극자외선) 기술 기반의 시스템 반도체 '5나노 공정' 개발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7나노와 6나노 파운드리 제품의 양산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초 업계 최초로 EUV 공정을 적용한 7나노 제품을 양산한 삼성전자는 이달 중 관련 제품을 본격 출하할 계획이다.
6나노 공정 기반 제품도 대형 고객사와 생산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제품 설계가 완료돼 올해 하반기 양산할 예정이다. EUV 기술은 기존 불화아르곤(ArF)보다 파장의 길이가 짧은 EUV 광원을 사용해 보다 세밀한 반도체 회로를 구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최신 파운드리 생산시설인 화성캠퍼스 S3 라인에서 EUV 기반 공정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2020년 화성캠퍼스 EUV 전용 라인까지 가동되면 파운드리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 등 시스템 반도체는 그동안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약점으로 꼽혀온 분야다.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에서는 세계 1위를 지키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시스템 반도체 경쟁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017년 5월 파운드리 사업부를 신설한 삼성전자는 업계 1위인 대만의 TSMC와의 격차를 점차 좁히고 있다. 2016년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7%대 점유율로 4위에 머물렀던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는 19.1%까지 점유율을 확대하며 TSMC(48.1)에 이어 2위를 유지했다.
2016년 40%포인트 이상 벌어졌던 격차도 20%포인트 대까지 좁힌 상황이다. ‘확실한 2위를 차지한 뒤 TSMC와 정면승부를 벌이겠다’고 한 삼성전자의 전략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EUV 최신 공정으로는 보통 AP, 모뎀, FPGA, CPU, GPU 등이 생산된다”며 “삼성전자는 AP와 모뎀칩 생산에 강점을 갖고 있다. 최근 5G 상용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모뎀칩 수주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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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2013년 출시한 OLED TV /사진=삼성전자 제공 |
TV 등에 사용되는 대형 자발광 디스플레이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는 삼성은 조만간 양자점유기발광다이오드(QD-OLED) 투자를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액정표시장치(LCD)를 기반으로 대형 디스플레이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는 삼성디스플레이는 8K, 커브드 등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중국의 파상 공세에 더이상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프리미엄 시장에서 OLED TV의 성장도 예사롭지 않다. 글로벌 TV 시장이 연간 3% 안팎의 더딘 성장을 하는 상황에서 OLED TV는 빠르게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82.1% 성장한 OLED TV 시장이 올해는 39.7% 증가한 405만대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대형 OLED 패널을 생산하는 제조사는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미래형 자발광 디스플레이로 다양한 기술이 거론되고 있지만 OLED가 가장 현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때문에 프리미엄 대형 디스플레이와 TV 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의 1차 선택지는 QD-OLED로 좁혀지는 분위기다.
삼성디스플레이가 본격적인 투자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QD-OLED는 블루 OLED를 광원으로 사용하고 레드와 그린 QD 재료를 적용한 컬러필터를 통과 시켜 영상을 구현한다. LG디스플레이의 WOLED와 유사한 방식이지만 QD 컬러필터를 통해 더 깊은 색감을 표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 삼성디스플레이는 LCD 생산 라인인 L8-1을 QD-OLED 시설로 전환한 뒤 점차 투자 규모를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향후 삼성디스플레이가 10.5세대 QD-OLED 라인 신설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어규진 이베스트 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라인의 폐기 및 조정이 올해 3분기경 시작돼 2019년말에서 2020년초에 순차적으로 장비 입고가진행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QD-OLED TV 양산은 빠르면 2020년 하반기, 늦어도 2021년 상반기경 출시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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