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11조6천억원 최고 수혜…EU -40조3천억원 최대 피해
   
▲ 유럽연합(EU) 및 EU와 무역협정을 체결한 국가들은 '노딜 브렉시트'의 주요 피해자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사진=UNCTAD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한국이 '노딜 브렉시트' 때 무역에서 손실을 볼 주요 국가가 될 전망이다.

노딜 브렉시트는 영국이 아무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유럽연합(EU)을 떠나는 사태로, 영국이 EU 회원국으로서 누리던 무역협정이 모두 소멸해 전체 국가들과의 교역조건이 한꺼번에 바뀌게 된다.

유엔 직속 기구인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는 17일 내놓은 보고서 '브렉시트가 개발도상국에 미치는 영향'을 통해 한국을 EU, 터키에 이어 영국에 대한 수출량이 감소할 주요 국가의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파키스탄, 노르웨이, 아이슬란드, 캄보디아, 스위스도 주요 피해국으로 등재됐다.

한국은 영국에 대한 수출액이 2018년의 14%에 해당하는 7억 1400만 달러(약 81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고, EU는 수출이 작년의 11%에 해당하는 355억 달러(약 40조 3700억원) 감소해 최대 피해국이 될 것으로 나타났다.

터키도 영국에 대한 작년 수출액의 24%인 24억 달러(약 2조 7300억원)가 줄어들 것으로 추산됐다.

이들 피해국은 한국처럼 자유무역협정(FTA)을 비롯한 EU와의 협정을 통해 영국과 활발히 교역하는 국가들로, 영국이 EU 비회원국이 되면 영국 시장에서 그간 특혜를 누리던 국가들의 물품이 경쟁력을 잃게 되는 것이다.

반면 중국, 일본, 미국 등은 큰 수혜가 기대된다.

그간 영국은 EU 회원국의 의무 때문에 개별적으로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못하고, EU가 제3국들과 맺은 무역협정을 자국과 해당 국가들의 협정으로 준용해왔는데, 노딜 브렉시트의 경우 세계무역기구(WTO)가 제시하는 원칙인 최혜국대우(MFN)를 조건으로 교역해야 한다.

MFN은 따로 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 똑같은 관세를 부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간 EU와의 무역협정이 없던 국가들은 최혜국대우에 따라, 수출품의 경쟁력이 높아지며 노딜 브렉시트의 수혜국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은 영국에 대한 수출이 작년의 17%인 102억 달러(약 11조 6000억원) 늘어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보인다.

일본도 영국에 대한 수출이 작년의 38%에 해당하는 49억 달러(약 5조 5700억원) 증가하고, 미국도 영국에 대한 수출이 작년의 9%인 53억 4000만 달러(약 6조7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베트남, 뉴질랜드, 캐나다, 호주, 아랍에미리트,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도 대 영국 수출이 증가할 국가로 조사됐다.

UNCTAD는 "노딜 브렉시트 시 많은 개발도상국이 즉각적으로 수출에 영향을 받을 것이지만, 더 질서 있는 브렉시트가 이뤄지더라도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우려는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또 "궁극적으로 현재 EU 시장에서 특혜를 보는 국가들, 최혜국대우를 받는 국가들과의 관계를 고려해 영국이 새로 채택할 무역체계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