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우즈베키스탄과 양해각서…쿨도르테파 유적도 공동조사
   
▲ 아프라시아브 궁전벽화 속 고구려 사신 추정 인물 2명 [사진=중앙문화재연구원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한국 정부가 '조우관'을 쓴 고구려 사신이 등장하는 궁전벽화를 보유한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소재 아프라시아브(아프라시압) 박물관의 관람 환경 개선을 지원한다.

문화재청은 문재인 대통령의 중앙아시아 순방에 발을 맞춰,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우즈베키스탄 문화부, 과학아카데미와 각각 총 35억원 규모의 문화유산 공적개발사업(ODA)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18일 밝혔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소그드인이 세운 도시인 아프라시아브는 동서 교역 중심지로 번성했으며, 바르후만 왕 재위 시절인 7세기에 제작한 것으로 추정되는 궁전벽화가 유명하다.

지난 1965년 세상에 알려진 벽화에는 왕실 행렬, 각국 사절, 사냥과 뱃놀이, 강에서 활을 쏘는 사람과 물고기가 묘사됐다.

특히서쪽 벽면 오른쪽 끝에는 새 깃털을 꽂아 만든 조우관(鳥羽冠)을 머리에 쓰고, 고리 손잡이가 달린 칼인 환두대도(環頭大刀)를 허리에 찬 고구려 사신으로 추정되는 인물 두 명을 그렸다.

문화재청은 오는 2021년까지 아프라시아브 박물관에 있는 궁전벽화 전시실과 상설전시실 관람 환경 개선을 지원하고, 사마르칸트 역사건축예술박물관을 대상으로는 유물 보존처리를 도우며, 직원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우즈베키스탄 과학아카데미 고고학연구소와 함께 조사하는 유적은 사마르칸트에서 남동쪽으로 약 35㎞ 떨어진 쿨도르테파다.

쿨도르테파는 고대 한반도와 중앙아시아 사이 문화교류를 보여주는 유적으로 평가되는데, 러시아 예르미타시 박물관과 사마르칸트 박물관이 1953년부터 1956년까지 궁성터 등 일부 지역을 시굴했으나, 이후에는 정식 발굴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문화재청은 내년부터 2023년까지 발굴조사 기자재와 유물 보존처리를 지원하고, 유적을 함께 조사한 뒤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문화재청은 "이번 양해각서 체결은 정부가 추진하는 신북방정책을 문화재 측면에서 지원하는 것"이라며 "1400년간 이어온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교류의 역사와 실크로드 네트워크를 지속해서 조사하고 연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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