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수석부회장 식 글로벌 인재경영 광폭 행보
'코스트 킬러'의 등장, 본격 해외시장 내실 다지기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본격적인 책임경영에 나서면서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인재 발탁이 눈길을 끈다. 

닛산과 일본산업의 신화라고 불리는 카를로스 곤 측근 호세 무뇨스(José Muñoz) 사장 영입 대표적이다. 호세 무뇨스 사장은 곤 전 회장의 사태이후 닛산의 차기 회장후보로 꼽혔던 인물이다. 하지만 닛산이 아닌 현대차와 새로운 시작을 약속하고 현대차 글로벌 시장의 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 호세 무뇨스(José Muñoz) 현대자동차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사장)/사진=현대차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5월 1일부로 글로벌 최고운영책임자(Global Chief Operating Officer)와 북미와 중남미를 총괄하는 미주권역담당을 신설하고 이 자리에 닛산의 전사성과총괄(CPO)을 역임한 호세 무뇨스를 사장으로 임명했다.

그는 지난 14년간 닛산에서 몸담으며 코스트 킬러(무자비한 비용절감)라는 별명의 카를로스 곤 회장과 함께 새로운 닛산을 완성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이부분에서 호세 무뇨스 사장의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니다. 글로벌 이슈인 '카를로스 곤'의 사건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능력적인 부분만 생각한다면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위기인 현대차 입장에서는 꼭 필요한 인물이다. 

미국시장에서 현대차는 2016년 이후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판매대수와 공장가동률 하락으로 고전하고 있다. 또 아직 완결되지 않은 리콜이슈도 리스크로 남아있다. 

미국에서 현대차 판매대수는 2016년 77만5005대에서 2018년 67만7946대로 12.5% 감소했다. 기아차도 62만5818대에서 58만9763대로 5.8% 줄었다. 현대·기아차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8.0%에서 7.2%로 0.8%포인트 감소했다.

호세 무뇨스 사장은 현대차에서 기존과는 다른 방식의 경영활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닛산 소속당시 '코스트 킬러'인 카를로스 곤의 측근으로 실무를 담당하며 경영 혁신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그는 딜러 간의 경쟁을 통해 효율성과 수익성을 높여왔던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그의 능력이 현대차 북미법인에서 얼마나 큰 성과를 보여줄지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미국시장에서 현대차는 실적악화현상을 보이고 있다. 몇 년째 이어지는 실적악화 현상은 최근 펠리세이드와 신형 쏘나타를 시작으로 반전을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신차로 부족한 부분을 호세 무뇨스 사장의 능력으로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같은 효과는 현대차그룹에서 정의선 수석부회장이 보여준 과감한 글로벌 인재경영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디자인부문에서 글로벌 수준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던 지난 2006년 기아자동차에 폭스바겐 출신의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경영 담당(사장)을 영입한 것이 시작이었다. 슈라이어사장의 등장으로 기아차는 K7에 이어 모하비의 일부 수정 등을 통해 기아차는 글로벌 수준의 디자인으로 발돋움 했다.

이후 2014년에는 글로벌 시장에서 고성능 차량의 양대산맥인 BMW그룹의 M브랜드 인재인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 연구개발본부 본부장을 영입했다. 

현대차는 비어만 본주장의 등장과 함께 프로젝트에 머물렀던 고성능브랜드 N을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이후 벨로스터N과 i30N을 출시하고 글로벌 펀차를 생산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또 이 모델들을 베이스로 글로벌 모터스포츠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이밖에도 다양한 글로벌 인재경영을 통해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를 성공적으로 론칭하고 현재 G70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G70은 지난해 올해의 차로 꼽히며 높은 완성도와 고급스러움을 인정받고 있는 모델이다. 

이 같은 정 수석부회장의 노력을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는 현대차는 호세 무뇨스 사장을 필두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전망이다. 

기존까지의 인재영입이 디자인과 상품성을 개선하기 위한 작업이었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내실을 기하고 효율성을 높여 수익을 늘리기 위한 작업이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침체기를 걷고있던 일본의 자동차산업을 새롭게 이끌어온 카를로스 곤의 측근이자 후임자로 거론된 인물을 영입했다는 것은 놀아운 일이다"며 "유명한 인물인 만큼 리스크도 있겠지만 새로운 방식의 현대차를 만들기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핵심 인물이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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