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 ‘적폐’인 ‘귀족노조’의 무리한 투쟁…청년들 일자리 줄어들어
   
▲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

이번 임단협 타결에 적신호가 켜졌다. 통상임금 확대, 정년 연장, 근로시간 단축, 임금체제 개편 등 현안이 쌓여 있다 보니 임금교섭 타결률이 아직도 20%를 넘지 못하고 있다.

완성차 업계는 쌍용차와 한국 GM만 노사가 합의안을 타결되면서 현대·기아차와 르노삼성만이 남았다. 아직 합의를 하지 못한 기업들은 여름 휴가 이후로 타결을 모색할 모양새다.

양대 노조까지 합세한 의료민영화 문제까지 더해져 그들의 무리한 투쟁이 뜨거운 여름날 아스팔트처럼 뜨거워질 태세다.

2014년 상반기에만 근로 조건에 대한 이견으로 하루 8시간 이상 작업이 중단되는 노사 분규가 45건이나 발생했다. 2006년 이후 최고이며 작년 2013년보다 2.6배나 높다.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를 포함한 대기업 노조의 파업 결의·예고가 잇따르는데다 파업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여 참으로 안타깝다.

전투를 치루겠다는 노조, 경쟁력을 갉아먹는 노동 경직성

특히 현대·기아자동차 그룹사 14개 노조 지부장들은 지난 30일 공동 성명을 통해 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등 협상을 위해 그룹 최고 경영진이 나서야 한다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 언제든지 전투를 치루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제 현대자동차는 한국을 기반으로 하는 자동차 메이커 회사가 아니다. 국내 공장 생산규모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에 해외 공장 규모는 증가하여 생산의 반절이상을 해외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왜 이런 결과를 낳았을까? 국내 공장의 경쟁력이 저하되었기 때문이다.

해외에 공장을 지어 생산량을 늘리는 것은 낮은 인건비와 물류비용, 현지화로 인한 수요 창출과 매출 증대, 낮은 무역장벽 거기에 환율 위험까지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자동차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차량 증산설비를 구축해 놓고도 노조에 발목이 잡혀 몇 년 째 제대로 활용을 못하고 있다. 글로벌 현대자동차의 경쟁력을 갉아먹는 해충 중 해충은 아마도 노동경직성인 것이다.

현대자동차 국내 공장은 강성노조에 의해 이미 전투적 노사관계가 형성돼 작업시간 운영, 전환 배치에서 신차 양산에 이르기까지 경직성이 심화되고 결국 공장은 근로자의 천국처럼 되어 버렸다. 오죽 했으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중 제 3공장 의장 공장에서는 컨베이어 벨트에 자동차가 매달려 움직이는데도 근로자들은 스마트폰으로 개인적인 일을 하거나 몇몇은 모여 쉬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공장 컨베이어 작업하는데 왜 스마트폰과 와이파이가 필요한가? 노조의 요구대로 사측은 와이파이를 설치해 준 것이다.

1대 만드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면서 월급은 많이 달라고…

내수시장 부진과 원화 강세로 완성차업계는 침체기다. 국내차보다 수입차를 선호하는 성향이 증가되면서 수입차의 내수시장 장악은 무서운 속도를 내고 있다. 거기에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국내 자동차산업 매출은 약 4,200억 원 감소하는 분석 보고서가 나왔는데 작년보다 벌써 100원 넘게 하락했으니 4조 2천억 원 이상 매출이 감소했다는 이야기이다.

현대자동차 경우 잦은 노조 파업으로 생산성은 타 경쟁업체에 비해 현저히 뒤쳐져 있다. 국내 공장에서 현대자동차 1대 만드는데 27.8시간이 소요될 때 도요타 23.6시간, 포드 21.1시간 밖에 안 들고 미국 공장에서 현대차를 만드는 시간은 14.7시간으로 2분의 1 수준이다.

국내 공장 설비를 해 놓고 가동도 못하고 있고 근로자 생산성은 턱없이 낮은 상황 속에서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기본급 15만 9,614원 인상, 정기상여급 800% 지급, 회사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휴가비, 개인연금, 복리후생비까지 통상임금에 포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일부 기업현실을 모르는 전문가들은 사내유보금에서 늘어나는 인건비를 충당하면 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 지난 30일 오전 현대차 울산공장 노조 회의실에서 현대·기아차그룹 계열사 노조대표자가 통상임금 정상화 쟁취를 위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이날 이경훈 현대차 울산공장 노조위원장이 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뉴시스 자료사진

결국 적폐 노조 때문에 청년들 일자리는 하나도 남지 않을…

이대로 가면 끝이 어떻게 될까? 결국 해외 생산 비중을 늘리고 국내 일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대차는 과거와는 달리 노조 파업 시 해외공장의 가동률을 높이면서 피해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선택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가 해외생산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월급 받는 근로자들은 물론 지역에 사는 시민들까지 지역 경제에 악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노조는 무리한 근로조건을 내걸면서 국내 공장 물량을 확보해 달라고 요구한다. 엎친데 덮친격도 유분수지. 왜 한국을 떠나 해외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지를 생각도 하지 않고 떼 법만 부리고 있으니 정말로 한심하다.

한국경제가 저성장 늪에 빠지지 않고 순항하기 위해서는 규제완화 등 여러 가지가 필요하지만 제일 시급한 문제는 노동시장 유연화이다. 귀족노조, 강성노조는 한국 경제의 적폐 중에 적폐다. 망하지 않고 수익 좋은 알짜 기업들의 근로자로 귀족노조, 강성노조를 이끌고 있는 이들은 단체교섭력, 로비력 등 정치력이 세계 어딜 내 놓아도 손색이 없는 무리이다.

평균 연봉이 1억 원에 육박하면서 노동 강도가 높고 힘들다며 매년 파업을 벌이는 현대차 울산공장 근로자들에게 뭐라고 하면 노조 대의원들이 달려와 현장 탄압이라고 목청을 높이는 모습에서 정말 한국에서 공장을 운영해야 하나 하는 의구심이 들 것이다.

점점 한국을 떠나 해외로 가는 기업들을 볼 때마다 청년들은 이제 어디 가서 일을 해야 하나 하는 불안한 생각이 든다. 박근혜 정부 2기 경제팀이 노사정 대표자들을 만나 각종 고용·노동 현안을 풀기 위해 사회적 대타협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공감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사회적 합의도 필요하다. 그러나 결국 뭐니뭐니 해도 지도자의 결단이 필요하다. 질질 끌려가는 모습은 결국 한국경제를 병들게 할 것이다. 단호해야 한다. 왜 가끔 필자는 강성노조를 소탕하기 위해 기마부대를 보내 진압했던 대처 전 총리의 결단이 그리울 때가 없다. /송덕진 자유경제원 제도경제실장, 미디어펜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