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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연방대학에서 첫 북러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만나 악수하고 있다./스푸트니크 통신 |
[미디어펜=김소정 기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5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만나 3시간여 동안 북러정상회담을 진행했다. 두 정상은 이날 블라디보스토크 루스키섬의 극동연방대에서 오후2시10분쯤부터 단독회담을 진행하고 이후 확대회담을 이어갔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북미 비핵화 협상과 평화체제 구축 등 한반도 핵심 현안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고, 양국 관계를 발전시키자고 다짐했다. 김 위원장은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러 간 공조와 적극적인 지원을 적극 피력해 눈길을 끌었다.
김 위원장은 한반도 정책에 있어 북러 협력을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도 2000년 평양을 찾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북러 공동선언을 체결한 사실을 언급하면서 한반도 문제에 관여할 의지를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단독회담 모두발언에서 “전세계 초점이 조선반도(한반도) 문제에 집중돼있다”며 “같이 조선반도 정세를 평가하고 서로 견해를 공유하고, 앞으로 공동으로 조종 연구하는데서 의미 있는 대화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도 단독회담 모두발언에서 김 위원장의 방문을 계기로 “한반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해결법 도출에 기여할 것”이라면서 “당신의 이번 러시아 방문이 양자관계 발전에 기여하고, 어떤 방식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할지, 무엇을 함께 할 수 있을지, 현재 일어나고 있는 과정을 지원하기 위해 러시아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등을 더 잘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푸틴 대통령은 “남북대화 발전과 북미관계 정상화를 위한 당신의 노력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어진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도 “우리가 러시아를 방문한 것은 푸틴 대통령과 직접 만나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지금 세상이 관심적으로 보는, 초미의 관심사로 되는 조선반도와 지역정세에 대해서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또 앞으로 전략적으로 이 지역 정세와 안정을 도모하고 공동으로 정세를 관리해나가는 데서 나서는 문제들에 대해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누고”라면서 “전통적인 두 나라 관계를 보다 새세기 요구에 맞게 더 건전하고 발전적으로 키워나가는 데 나서는 문제들을 교환하자는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 역시 “오늘 우리는 단독회담에서 우리 관계 역사에 대해 언급하고 현재 실태와 앞으로 전망에 대해 다 이야기했다”면서 “그리고 모든 한반도 정세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며 한반도 문제를 중점 논의했음을 시사했다. 푸틴 대통령은 특히 “한반도 정세가 앞으로 긍정적 방향으로 전환되기 위해 우리가 어떤 행위를 취해야할 지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혀 북러가 향후 비핵화협상 대응 전략을 둘러싸고 일정 정도 의견접근이 이뤄졌음을 내비쳤다.
이날 북러 정상은 경제·무역·인도주의적 사안도 중요하게 논의했을 것으로 보인다. 당장 북한은 러시아 파견 북한 근로자의 잔류 연장 문제가 시급한 상황이다. 러시아는 유엔 결의에 따라 올해 말까지 북측에 체류 중인 북한 근로자 1만1490명을 전원 송환해야 한다.
또 대북제재의 저촉을 받지 않는 생필품 등에 대한 무역 문제도 구체적 논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이미 지난 3월 북러 경제공동위에서 러시아 내 북한 상품관을 신설하는 방안을 러시아와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러시아가 악화된 북측의 식량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밀 등 식량 작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는 내용 역시 이번 회담에서 결정됐을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가 강하게 희망하는 남북러 협력사업인 나진·하산 물류 운송 프로젝트와 남북철도(TKR), 시베리아횡단철도(TSR) 연결 문제도 대북제재 이후 북방 경제협력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차원에서 협의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러 정상회담은 2011년 8월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간 회담 이후 8년 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