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의 의사를 완전히 무시하고 야3당과 야합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을 날치기로 지정한 후 협치, 대화하자고 나선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의 행태가 점입가경이다.
집권 후 지난 2년간 '적폐청산'을 부르짖으며 적폐로 낙인 찍었고 사안에 따라 대화 상대로 여기지 않았을 뿐더러 '내년 총선에서 궤멸시켜야 한다'는 발언까지 내놓았던 민주당은 정작 자신들의 가장 큰 현안이던 선거법 개정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안을 처리하자 협치를 내세우고 나섰다.
상대방의 거센 반발을 제압하고 일방적으로 뺨을 때린 뒤 악수하자는 격이라 한국당 입장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모순된 모습이다.
더욱이 민주당은 오는 8일 새 원내대표를 뽑아 그 전까지 향후 국회 운영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기 어렵다.
국회 상황은 시계제로 상태다.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민주당 주도로 패스트트랙 지정을 강행하자 4월국회는 무산됐고 한국당이 국회로 언제 복귀할지는 미지수다.
민주당을 비롯한 여야 4당은 국회로 돌아오라는 메세지를 연일 던졌지만,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대여투쟁의 동력을 이어가고자 지난 2일부터 전국 각지를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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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월2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의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더불어민주당 |
이 와중에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일 사회 원로들과 만난 자리에서 "빨리 진상을 규명하고 (적폐) 청산이 이루어진 다음, 그 성찰 위에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나가자는데 공감이 있다면 그 방안에 관해 얼마든지 협치하고 타협도 할 것"이라며 "국정농단·사법농단을 바라보는 기본적 입장이나 시각이 달라 어려움이 많다"고 말해 불을 질렀다.
여론은 백중세다. '178만(한국당 정당해산) 대 30만(민주당 정당해산)'이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의 쏠림 현상과 달리 여론조사전문기관에 따른 정당 지지도 추이는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패스트트랙 갈등이 최악으로 치달았던 지난달 23~25일 한국갤럽이 조사한 결과에서 한국당 지지율은 전주보다 4%p 오른 24%로 집계됐고, 민주당 지지율은 4%p 하락한 35%로 나타났다.
지난달 29~30일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실시한 주중집계에 따르면 민주당은 1.9%p 올라 39.9%를 기록했지만, 한국당은 2.6%p 더 가파르게 오르며 34.1%를 차지했다. 양당 모두 3주째 상승세로 지지율 양극화 현상이 뚜렷해졌다.
정치는 상대방에 대한 완전 배제와 무시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 원리에 입각해 정당성과 명분을 갖춘 협치를 전제로 삼아야 한다.
자신들에게 시급한 입법을 강행 처리하고서 이제와서 필요하니 국회로 돌아와 대화하자는 민주당의 일방적인 행태가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