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패스트트랙 정국’ 이후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물론 안철수계 의원들도 당 지도부 사퇴를 촉구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손학규 대표와 김관영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의 일방적인 패스트트랙 강행을 두고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한 바른정당계가 줄곧 반발해온 데 더해 국민의당 출신의 안철수계까지 가세한 것.
특히 당 지도부와 반대파 간 갈등에서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는 권은희 의원마저 김 원내대표를 찾아 자신의 정책위의장직과 김 원내대표의 원내대표직을 동시에 내려놓자고 제안한 상황이다.
권 의원은 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원내지도부로서 패스트트랙 추진과정에서 비롯된 바른미래당 의원들 간의 불신과 분열의 양상을 그대로 놔둬서는 안 된다는 책임감을 갖고 김관영 원내대표와 여러 번 만나 사퇴 결단을 이야기했다”며 “바른미래당이 새로운 원내지도부를 구성해서 패스트트랙 이후 국회를 새롭게 운영해나갈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썼다.
이와 맞물려 전날에는 패스트트랙 강행을 위해 권 의원과 함께 사개특위 위원직에서 ‘사임’된 오신환 의원이 바른정당과 국민의당 간 ‘통합선언문’을 페이스북에 게시하기도 했다.
오 의원은 통합선언문에 덧붙여 “지금 읽어봐도 빼고 더할 말이 하나도 없다. 용감한 도전을 계속해 나가자.”라는 글도 남겼다.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 대목이다.
그러나 손 대표와 김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는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두 계파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되레 ‘맞불’을 놓은 상태다. 지난 1일에는 주승용 국회 부의장과 문병호 전 의원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했고, 3일에는 ‘안철수·유승민 공동체제’ 출범을 요구한 정무직 당직자 13명을 해임했다.
이처럼 당 내홍이 사그라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바른정당계와 안철수계 의원 15명은 긴급 의원총회 요구서를 당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들은 조만간 소집될 의총에서 당 지도부 사퇴를 공개적으로 요구할 것으로 보여 이번 주가 당내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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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위공직자부패수사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안’을 제출한 권은희 바른미래당 의원이 29일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회의실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의원 등을 만난 뒤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