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에게는 ‘자본독립’과 ‘정치독립’도 복지다”

MBC 총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다. 총파업 목적이 ‘김재철 MBC 사장의 퇴진’이기 때문이다.

MBC 노조의 총파업은 KBS 노조 및 SBS 노조와 사뭇 다르다. KBS 노조는 KBS 경영진과 임금 협상 및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협상을 진행했고, 진행중에 있다. SBS도 마찬가지다. SBS도 MBC와 마찬가지로 지난달 30일 총파업 안건이 가결됐지만, 이후 경영진과 협상이 성사됐다.

김재철 MBC 사장은 “MBC 총파업은 정치파업이다”고 규정했다. 이근행 위원장은 “92년 9최창봉 사장 퇴진과 구속동지 석방을 위한 파업 투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했던 사장님의 당시 투쟁은 무엇이냐”고 반문한다.

언론도 정치적 독립성이 복지중 하나다. MBC 총파업은 저널리즘적 관점에서 ‘정치투쟁’이라기 보다는, ‘정치독립’을 위한 ‘복지혜택’을 요구하는 것이다. 언론의 본질적 사명중 하나가 권력의 감시기능이 있기 때문이다. MB정권에서 언론특보를 지냈던 김인규 KBS 사장도 취임사에서 “KBS가 자본권력에서 독립, 정치권력에서 독립을 이루도록 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KBS도 MBC도 정치적 독립성을 유지하기란, 방송법 구조상 불가능하도록 되어있다. 사장 선임 절차에서 정치적 개입이 합법적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여당과 야당의 추천으로 구성된 KBS 이사회가 KBS 사장을 뽑도록 규정된 조항이나, 여당과 야당의 추천으로 구성된 방문진 이사회가 MBC 대표이사(사장)를 선임하도록 한 조항이 그러하다.

어떤 MBC 노조원은 김재철 사장에게 “우리가 언제 봉급을 더 달라고 했습니까 근무시간을 축소해달라고 요청했습니까”라면서 “사장님이 약속한 김우룡 이사장 고소와 황희만 이사 해임에 대해서, 고소를 포기하고, 황희만 부사장을 임명하면서, 정치적 독립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을 말하고 있지 않습니까”라고 물었다. 출근저지 투쟁 현장에서 나왔던 말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광고수입이 언론사를 유지해야하는 관점에서, 해당 광고주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기사가 자본권력의 압력으로 철회되었을 때, 언론의 사명이 존중받지 못한 부분에 있어서, 언론 복지의 침해를 느끼는 기자들이 상당수다. 이러한 불협화음으로 태어난 월간지가 시사IN이라고 알려져 있다.

마찬가지로 민주주의 사회에서 정치가 언론사 경영에 밀접하게 관여할 수 밖에 없는 구조적 특성속에서, 정치적 인사개입, 정치적 기사개입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게 된다면, 해당 언론사는 정치적 언론사로 덧칠되고, 결국 언론의 가장 핵심적 기능인 정치독립이 보장되지 못한다면, 언론사라기 보다는 홍보대행사로 전락하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황성철 MBC 노조 수석부위원장도 이런 관점에서 "김재철 MBC 사장은 MBC에서 죽은 것과 다름없다"면서 "언론이 정치에서 독립하지 못한다면, 정권의 홍보방송으로 돼지처럼 월급만 받는다면, 뭣하러 MBC에 우리가 있어야하느냐"고 비판하기도 했다.





언론인에게는 돈, 근무시간 못지않게 ‘정치독립’ ‘자본독립’이 아주 중요한 복지요건중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MBC 노조의 총파업 투쟁의 목적이 혹 이러한 복지를 강력하게 요청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