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문재인 정부가 집권 두 돌을 맞은 가운데 자유한국당은 9일 ‘경제’를 키워드로 대여 공세 수위를 높였다. 악화일로의 경제 상황을 들춤으로써 타격을 주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한국당 ‘문정권 경제실정백서특별위원회’는 이날 “문재인 정부의 운동권 이념에 갇힌 경제정책이 대한민국 경제를 벼랑끝 위기로 몰았다”는 내용을 담은 백서 ‘징비록’을 펴냈다. 이와 동시에 황교안 대표는 대표적인 산업도시인 울산을 찾아 산업 현장을 둘러보는 등 경제 행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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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9일 오전 울산시 북구 매곡산업단지 내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인 한국몰드를 둘러보며 근로자를 격려하고 있다./연합뉴스 |
◇한국당 ‘징비록’ 발간…소주성 정조준
백서는 △文정권 2년 운동권 이념에 갇힌 대한민국 경제 △文정권 2년 한국경제 참상 △아마추어 정권의 경제인식 주요발언록 등 총 3부로 구성됐다. 특위 위원장인 김광림 의원은 발간사를 통해 “청와대가 선거기간 중 내세웠던 ‘소득주도’는 약효가 없고 독성만 강한 처방이었다”고 밝혔다.
한국당이 가장 주요한 문제로 꼽은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은 단연 ‘소득주도성장’이다. 한국당은 백서 총평에서 “임금상승, 탈원전, 세금증가는 우리 경제를 고비용·저효율 구조로 빠르게 변환시키면서 국가경쟁력을 급격히 훼손시키고 있다”며 “게다가 노조의 ‘촛불 청구서’가 본격화되고 노동비용이 증가하는 등 노동분야 경직성이 심화되면서 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시장에서 기업은 자사 제품에 대한 수요가 늘고 비즈니스가 잘 되면 제품을 더 생산하기 위해 노동 수요를 늘린다. 일자리가 늘어나는 가자 자연스러운 모습”이라며 “임금도 그렇다. 기업 비즈니스가 잘 돼 성과가 좋아지면 노동 수요가 늘고 임금도 자연스럽게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 비즈니스가 잘 돼야 일자리 수와 임금이 자연스레 오르는 게 경제원론 수준의 논의인데, 소득주도성장론은 임금부터 올리면 경제가 잘 될 수 있다고 하니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영업자들에게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근거로 시행된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조치는 치명적이었다”며 “문제는 자영업자의 영업성과가 서서히 안 좋아지는 시점에 최저임금 인상정책이 시행됐다는 점이다. 2년 누적 30% 가까운 인상폭은 감내하기 힘든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이 밖에 한국당은 건강보험 재정 악화, 인구감소로 인한 국민연금 고갈, 탈원전 정책 등도 비판했다.
황 대표는 머리말에서 “앞으로 문재인 정권의 경제 실정을 바로잡기 위한 ‘2020 경제 대전환 프로젝트’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이 백서가 경제 대안 정당으로 가는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했다.
◇황교안 “文, ‘靑세트장’ 갇혀 현실 못 봐”
황 대표의 이날 일정도 경제에 초점이 맞춰졌다. 오전에는 울산 매곡산업단지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연 데 이어 산단 내 한 업체를 찾아 시찰하는 모습도 연출했다. 황 대표는 현장 최고위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들이 만든 세트장에 갇혀 현실을 전혀 못 보고 있다”며 “청와대라는 기만의 세트장에서 안 나오면 국민이 세트장을 무너뜨릴 날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오후에는 울산에 원전 관련 시설이 밀집한 만큼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비판하는 일정도 소화했다. 울주군에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에서 가진 원전 관련 정책간담회 등이다.
황 대표는 정책간담회를 통해 “교통사고 때문에 자동차를 폐기할 수는 없지 않나. 대비 없는 에너지 정책은 정말 무책임하다”며 “분명한 정책 방향을 가지고 탈원전 정책을 막아내겠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이후 울산 중구 성남동 ‘젊음의 거리’를 찾아 경제실정에 대한 민심을 청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