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충전·물품 보관·카쉐어링 서비스 등 제공
경쟁사·스타트업 등과 협력…4차 산업 기술 접목
[미디어펜=나광호 기자]융복합 시대를 맞아 주유소가 주유·정비·세차 등 기존의 기능을 넘어선 '멀티 플레이어'로 거듭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GS칼텍스는 최근 서울 시내 주유소 7곳에 100kW급 전기차 급속 충전기 8대를 설치하고, 2주간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이는 30분 만에 50kWh를 충전할 수 있는 설비로, 기존 50kW 이하급 충전기 대비 2배 이상의 속도를 낼 수 있다. 50kWh는 약 250km를 달릴 수 있는 용량이다. GS칼텍스는 28일부터 본격적인 상업운영을 개시, 수도권과 주요 광역시를 중심으로 충전기를 추가 설치하고 이를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 GS칼텍스 전기차 급속 충전기 설치 주유소 지도/사진=GS칼텍스


올 1월에는 LG전자와 손잡고 전기차 충전·경정비·카쉐어링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에너지-모빌리티 융복합 스테이션' 구축에 나섰다. 이는 서울 도심권 내 GS칼텍스 직영주유소에 처음 조성될 예정이며, 350kW급을 비롯한 초고속 멀티 충전기가 설치된다.

LG전자는 △로봇 충전 △무선 충전 △인공지능(AI) 디지털 사이니지를 활용한 고객 서비스 등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충전 중인 차량 데이터를 통해 이상 유무 등을 진단, 수리를 추천하는 서비스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는 주유소 네트워크를 활용한 스마트 보관함 '큐부'를 공동 런칭했다. 이는 주유소에서 물건보관(마타주)·중고거래(중고나라)·세탁(리화이트)·택배(GS SHOP)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또한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접목돼 앱을 통한 원격 제어가 가능하며, 시간에 구애받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양 사는 지난해 C2C 기반 택배 집하 서비스인 '홈픽'을 런칭하기도 했다. 양 사는 5대 5 비율로 주유소 네트워크를 제공하기로 했다. C2C는 기존 B2C 방식과 달리 개인간 택배 시스템으로, 물품 수령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홈픽은 고객이 네이버·카카오톡·CJ대한통운 어플·홈픽 홈페이지 등으로 택배를 접수시 중간 집하업체인 스타트업이 1시간 내에 방문해 물품을 수거, 거점 주유소로 운반하면 CJ대한통운이 이를 배송지로 운송하는 체계로 운영된다.

   
▲ 여성안심택배용 무인보관함/사진=현대오일뱅크


현대오일뱅크는 스타트업 메이크스페이스와 손잡고 셀프 스토리지 사업을 시작했다. 현대오일뱅크가 주유소 캐노피 상부 및 사무동 등의 유휴 공간을 제공하면 메이크스페이스가 창고를 설치, 기존 창고 네트워크와 결합하는 방식이다.

셀프 스토리지 사업은 일정 크기의 공간을 자유롭게 개인 창고로 쓸 수 있도록 대여하거나 짐을 박스 단위로 보관해 주는 것으로, 주거비용 상승으로 공간 확보가 쉽지 않은 30~40대 가구나 1인 가구에 유용한 솔루션으로 평가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앞서 서울 소재 주유소 5곳에서 여성안심택배 서비스를 실시했다. 2013년 7월 서울시가 도입한 여성안심택배는 거주지역 인근에 마련된 무인택배함을 통해 여성들이 원하는 시간에 물품을 수령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택배기사를 가장한 강도사건 등 여성 타깃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개발됐다.

박기철 현대오일뱅크 영업기획부문장은 "최근 주유소가 연료 판매 등 전통적 차량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에서 패스트푸드·여성안심 택배 등과 결합한 복합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고객 편의를 높이는 다양한 서비스에 대해 고민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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