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준 발제자, “KBS가 초라해지면, 수신료 인상 가능”

방송통신위원회가 월드컵 중계권 관련 방송3사의 분쟁에 대해 “4월 26일까지 방송3사는 구체적인 가격을 제시하라”고 강력 조치하면서, 월드컵 중계권 분쟁이 곧 가닥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KBS 방송문화연구소가 주최한 ‘월드컵과 올림픽 중계권, 문제의 진단과 해법’의 토론회가 방송회관에서 23일 열렸다. 원용진 서강대 교수가 사회를 맡았고, 이상기 부경대 교수 및 정용준 전북대 교수가 발제를 했으며, 토론자로 박영문 KBS 스포츠 국장, 허연회 MBC 스포츠 국장, 송해룡 성균관대 교수, 한동섭 한양대 교수, 현대원 서강대 교수가 각각 참여했다. SBS 관계자는 불참했다.

 

조대현 KBS 부사장은 “현재 SBS는 2010년에서 2016년까지 2개의 월드컵, 2개의 동계 올림픽, 2개의 올림픽 등 총 6개의 국가적 공공재를 상업적으로 독점하려고 한다”면서 “KBS는 SBS와 중계권 협상에서 추가 분담금 및 월드컵 제작비용 등을 지불하면서, 적극 협상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원용진 사회자가 세미나의 시작을 알렸다.

 

원용진 교수는 “요즘 사회를 평가한다면, 권위의 날개가 땅에 추락했다”면서 “검찰문제를 봐도 그렇고, 서로 다른 보도를 내놓는 방송을 봐도 그러하고, 더더욱 방송의 맏형이라고 할 수 있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중계권을 놓고 이권다툼을 하는 것은 썩 좋은 풍경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정용준 교수는 “중계방송권의 공동계약 권고는 ‘담합하라’는 법률 조항으로서, 위헌 소지가 충분하다”면서 “공정거래위원회 입장에서는 방송통신위원회의 개입은 월권행위로 해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정용준 교수는 “KBS나 SBS나 솔직히 거기서 거기다”면서 “돈벌려고 열심히 했는데 뭐가 문제냐고 반문할 수도 있는 것이다”고 SBS를 두둔했다. 이어 “KBS는 코리안풀을 말할 자격조차 없다”며 “영국을 대표하는 것이 여왕과 시청료로 운영되는 BBC이지만, KBS는 시청료와 광고료가 재원이기 때문에, 한국의 대표가 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정용준 교수는 KBS에게 “차라리 SBS에게 깨끗이 월드컵 방송권을 넘기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정 교수는 “KBS는 SBS에게 독점 중계권을 깨끗이 가지라고 통보하고, 월드컵이 혹시 떨어지면, SBS는 박살날 것이고, 손실을 본 후에는 코리안풀로 돌아올 수 밖에 없다”면서 “모든 것을 빼앗긴 KBS는 초라한 행색으로 시청자들엑 호소하면, 수신료 인상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토론장은 폭소가 쏟아졌다.

 

이상기 교수는 ‘게임이론’으로 코리안풀의 무효성을 주장했다.

 

이 교수는 “협상에 나서는 개별 협상자는 지금 당장 상대방을 속여서 얻을 수 있는 이득과 배신이 초래할 상대방의 보복의 손실을 저울질함으로서, 배신을 할 것인지, 협조를 할 것인지 선택하게 된다”면서 “KBS도 배신경험이 있고, MBC도 배신경험이 있고, SBS도 마찬가지며, 눈앞에 떡이 커보이면 배신하기 마련이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코리안풀 협약의 구체적인 벌칙조항이 없는 것이 핵심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개별 협상자들로 인한 국부유출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배반에 대한 강력한 처벌규정을 명문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경제적 관점에서 이론적 답은 게임의 법칙이지만, 사회구조적 차원에서 정치적 관점과 법률적 관점도 함께 고려해서 보편적 시청권과 중계권 분쟁은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월드컵 중계권 분쟁이 해결책에 있어서 곧 구체적 방향이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