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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고 있다./ 청와대 |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18일 “5.18 민주화운동 때 학살의 책임자, 암매장과 성폭력 문제, 헬기 사격 등 밝혀내야 할 진실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광주 망월동 국립 5.18민주묘지와 금남로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아직까지 규명되지 못한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이다. 광주가 짊어진 무거운 역사의 짐을 내려놓는 일이며, 비극의 오월을 희망의 오월로 바꿔내는 일”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당연히 정치권도 동참해야 할 일이다. 우리가 함께 광주의 명예를 지키고 남겨진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 우리는 지금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가고 있다”면서 “5.18 이전, 유신시대와 5공시대에 머무는 지체된 정치의식으로는 단 한 발자국으로 새로운 시대로 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지난해 3월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이 제정됐다. 핵심은 진상조사규명위원회를 설치해 남겨진 진실을 낱낱이 밝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위원회가 출범조차 못하고 있다”며 “국회와 정치권이 더 큰 책임감을 가지고 노력해주실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또 “우리 정부는 국방부 자체 5.18특별조사위원회 활동을 통해 계엄군의 헬기 사격과 성폭행과 추행, 성고문 등 여성인권 침해 행위를 확인했고, 국방부 장관이 공식 사과했다”며 “정부는 특별법에 의한 진상조사규명위원회가 출범하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자료를 제공하고 적극 지원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기념사 첫머리에서 “이제 내년이면 5.18 민주화운동 40주년이다. 그래서 대통령이 그때 그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들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저는 올해 기념식에 꼭 참석하고 싶었다. 광주 시민들께 너무나 미안하고 너무나 부끄러웠고, 국민들께 호소하고 싶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때 감정이 북받쳐 목이 메인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다가 “특히 광주시민 여러분과 전남도민들께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은 “1980년 5월 광주가 피 흘리고 죽어갈 때 광주와 함께하지 못했던 것이 그 시대를 살았던 시민의 한 사람으로 정말 미안하다. 그때 공권력이 광주에서 자행한 야만적인 폭력과 학살에 대해 대통령으로서 국민을 대표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또 “아직도 5.18을 부정하고 모욕하는 망언들이, 거리낌없이 큰 목소리로 외쳐지고 있는 현실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너무나 부끄럽다. 개인적으로는 헌법 전문에 5.18정신을 담겠다고 한 약속을 지금까지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송구스럽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5.18의 진실은 보수·진보로 나뉠 수 없다. 광주가 지키고자 했던 가치가 바로 ‘자유’이고 ‘민주주의’였기 때문이다.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광주사태’로 불리었던 5.18이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공식적으로 규정된 것은 1988년 노태우 정부 때였다. 김영삼 정부는 1995년 특별법에 의해 5.18을 ‘광주 민주화 운동’으로 규정했고, 드디어 1997년 5.18을 ‘국가기념일’로 제정했다. 대법원 역시 신군부의 12.12 군사쿠데타부터 5.18 민주화 운동에 대한 진압 과정을 군사 반란과 내란죄로 판결했고, 광주 학살의 주범들을 사법적으로 단죄했다”고 언급했다.
이와 함께 문 대통령은 “5.18광주민주화운동 39년이 된 오늘, 광주는 평범한 삶과 평범한 행복을 꿈꾼다”며 지난 노사정 대타협으로 이뤄낸 ‘광주형 일자리’, 국내 최초 ‘수소융합에너지 실증센터 준공’, 국내 최대 규모의 친환경 ‘수소연료전지 발전소 건설 추진’, 지자체와 민간기업이 함께하는 ‘스마트시티 챌린지 공모사업 선정’과 올해 재난관리평가에서 광주가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됐고, 교통사고 사망자 수 감소율에서 전국 1위를 달성한 성과를 열거해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오늘부터 228번 시내버스가 오월의 주요 사적지인 주남마을과 전남대병원, 옛 도청과 5.18기록관을 운행한다. 228번은 ‘대구 2.28민주운동’을 상징하는 번호이다. 대구에서도 518번 시내버스가 운행되고 있다”고 설명하고, “대구 달구벌과 광주 빛고을은 ‘달빛동맹’을 맺고, 정의와 민주주의로 결속했다. 이것이 우리가 가야 할 용서와 화해의 길“이라며 통합도 강조했다. ”광주에 대한 부정과 모욕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대구 권영진 시장님은 광주시민들께 사과의 글을 올렸다“는 말도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오월은 더 이상 분노와 슬픔의 오월이 되어서는 안된다. 우리의 오월은 희망의 시작, 통합의 바탕이 되어야 한다. 진실 앞에서 우리의 마음을 열어놓을 때 용서와 포용의 자리는 커질 것”이라며 “진실을 통한 화해만이 진정한 국민통합의 길이다. 우리의 오월이 해마다 빛나고 모든 국민에게 미래로 가는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