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금융업계 전반에 먹구름이 낀 가운데 카드사와 보험사의 엇갈린 행보가 눈에 띄고 있다.
카드사는 함께 허리띠를 졸라 매며 신상카드가 자취를 감추고 있는 가운데 보험사는 배타적사용권을 경쟁적으로 획득하며 제 밥그릇 챙기기에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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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얄블루 카드 플레이트 이미지/사진=우리카드 |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신상카드는 자취를 감췄다. 실제 올해 새로 나온 카드는 우리카드가 내놓은 프리미엄카드 ‘로얄 블루’의 리뉴얼판과 ‘카드의정석 포인트’ 리뉴얼판인 ‘카드의정석 와우리’, 신한카드의 ‘더베스트플러스’, 현대카드의 '코스트코 리워드 현대카드' 등에 불과하다.
특히 우리카드의 경우 기존의 프리미엄 카드인 ‘로얄블루’와 ‘카드의 정석 포인트’를 수정해 출시한 것이어서 신상 카드 씨가 말랐다고 볼 수 있다.
매년 초 카드사들이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신상 카드를 공격적으로 내놓았던 것을 감안하면 이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실제 지난해 상반기에는 우리카드가 ‘카드의 정석’ 시리즈를 선보였고, △신한카드 ‘딥오일’ △KB국민카드 ‘올포인트’ △현대카드 ‘스마일’ △롯데카드 ‘아임욜로’ △하나카드 ‘통커’ 등이 출시된 바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에 비해 카드사들이 신상품을 출시하겠다고 한 '신청 건수' 자체가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업계 전반적으로 금감원의 '카드상품 수익성 분석 기준'이 발표되기 전 새 상품을 출시하기 부담스럽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 한 몫을 하고 있다.
카드사가 신상 카드를 내려면 금감원의 약관심사를 통과해야 하는데, 수익성 분석 기준에 따라 약관심사 기준도 변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상품 출시 자체가 부담스러운 입장”이라며 “금융당국의 명확한 발표 이후 신상품 검토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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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흥국생명 |
신상 카드 출시 지연이 장기화된다면 카드사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지만 카드업계는 전반적으로 함께 움직이며 눈치싸움을 벌이고 있는 중이다. 이에 반해 보험사들은 각자도생에 나섰다.
올해 들어 급격하게 늘어난 보험사들의 배타적 사용권 확보 경쟁이 그 증거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배타적사용권 신청 상품은 생명보험사 6건, 손해보험사 5건 등 총 1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신청건수인 6건은 물론 한해동안 접수된 18건의 절반을 넘은 수치다.
배타적사용권은 창의적 보험 상품을 개발한 회사에 일정기간 독점 판매 권리를 주는 것으로 보험업계의 ‘특허권’ 개념이다. 사용기간은 최소 3개월에서 최장 12개월까지 3개월 단위로 나눠 부여된다.
보험사들이 배타적사용권을 인정받으면 다른 보험사들이 같은 상품을 판매할 수 없기 때문에 그만큼 타 보험사에 비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 들어 배타적사용권을 인정받은 생보사는 △삼성생명 골절관련 위험률 2종(3개월) △라이나생명 재가급여 보장 간병특약(9개월) △KDB생명 디스크질병인 추간판탈출 진단 보장(3개월) △흥국생명 암과 치매 중 선발생 보장(6개월) △교보라이프플래닛 미세먼지 연계 보험료 할인(6개월) 등 5개다.
DB생명은 기존 2대질병(뇌출혈·급성신근경색증)에 업계 최초로 뇌경색증까지 포함한 3대 질병의 재진단 지급사유 발생시 횟수 제한없이 진단자금을 제공하는 제3보험에 대한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해둔 상태다.
손보사는 △KB손해보험이 요로결석 진단비와 응급실 내원비 보장(6개월) △NH농협손보는 소근출혈보상담보(9개월) △DB손보의 간편고지 장기요양등급 판정 관련 위험률 4종(3개월) △롯데손해보험의 천식지속상태 담보 특약(3개월) △현대해상의 커넥티드카 특약 자동 가입(3개월) 등 5개다.
보험업계에선 배타적사용권의 경쟁적 획득은 구름낀 업황 속에서 보험사들이 살아남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며 하반기에도 이러한 흐름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그다지 좋지 않은 업황 속 보험사들이 조금이라도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리고자 배타적사용권 경쟁이 진행되는 것 같다"며 "이러한 움직임은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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