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공무원 휴대전화 압수 논란…“공직사회 겁박”
[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은 23일 “문재인 정권은 밖으로는 외교를 구걸하러 다니면서 책임은 공무원에게 뒤집어씌운다”며 공무원 휴대전화 사찰에 대한 법적 대응까지 시사했다.

이달 초 강효상 의원이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통화내용을 공개한 가운데, 청와대는 관련 내용을 유출한 공무원을 적발해 처벌하기로 했다. 그러나 청와대의 조사 과정에서 외교부 공무원들의 휴대전화를 압수한 사실이 알려지며 사생활 침해 등 논란이 불거진 상태다.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가 23일 오전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공무원 휴대폰 사찰 관련'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청와대 특감반 진상조사단 회의’에서 “(이번 정권은) 밖으로는 구걸, 안으로는 (국민) 기만, (공무원) 탄압하는 정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에 대해 국민은 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밝혀낸 내용을 보면 결국 이 정권의 굴욕외교와 국민선동의 실체를 일깨워준 공익제보 성격이 강하다”고 밝혔다.

이어 “공무원에 대한 탄압은 심각한 문제로 기본권 침해이자 인권 유린”이라며 “당사자의 동의를 받았다고 하는데, 형식적인 절차였다. 헌법에 명시된 영장주의를 무시하는 불법 감찰”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의 중심에 있는 강 의원도 “(통화내용) 발표 당시 청와대는 대통령의 입은 대변인을 통해서 야당 의원을 무책임한 거짓말쟁이로 몰며 사실무근이라며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겁박했다. 그런데 지금 기밀 누설을 운운하니 어이가 없다”며 “그렇지 않아도 흔들리는 공직사회를 겁박하는 것이자 정부의 무능 외교를 비판해 온 본 의원에 대한 보복에 불과하다”고 날을 세웠다.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국민이 마땅히 알아야 할 외교 현안을 외겨적 비밀이라는 이유로 은폐하다가 문제가 생기자 힘없는 외교부 공무원만 닦달하고 있다”며 “조국 민정수석은 지난 정부를 두고 ‘야만적이고 관음증이 심한 것 같다’고 했는데 욕하면서 배운 것 아닌가”라고 비꼬았다.

김도읍 의원은 “검찰에서 (같은 혐의로) 수사 중임에도 청와대는 다시 외교부 공무원 털기를 자행했다고 한다”며 “사실관계 확인 후 고발 또는 수사 의뢰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곽상도 의원 역시 “반드시 수사 의뢰 내지 고발해서 (휴대전화 감찰을) 단죄했으면 한다”고 보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