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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 |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동국제강을 이끈 지 5년차에 접어들었다. 후판공장 중단, 유니온스틸 합병 등을 통한 구조조정으로 형 장세주 회장의 경영공백을 잘 메꾼 그는 올해를 수익성 확보의 원년으로 삼을 계획이다. 이미 동국제강은 브라질 CSP제철소 투자와 컬러강판 해외 영토확장 구상 등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장 부회장은 부회장에 올라 총괄경영을 한 지 4년을 넘기고 있다. 업계에서는 구조조정을 통해 덩치는 줄었지만 체질개선을 꾀했다는 평가다.
장 부회장이 지휘봉을 넘겨받던 당시 동국제강 연결기준 매출은 2012년 7조대에서 6조685억원으로 하락했고, 당기순손실 2925억원을 기록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중국 철강업계의 저가 공세와 조선 등 철강을 수요로 하는 업종 침체가 영향을 미쳤다.
이에 장 부회장은 사업구조를 전면적으로 뜯어 고치기 시작했다.
그는 부임 2개월 만에 연 190만톤 규모의 후판을 생산하던 포항 후판 2공장 운영을 중단, 연내 매각을 위해 해외 원매자와 가격협상을 진행 중이다. 비중이 낮아지고 있는 후판 대신 고수익 제품인 봉형강, 냉연강판 중심으로의 사업 전환을 위해서다.
2015년에는 장 부회장이 2010~2014년까지 사장으로 몸 담았던 유니온스틸을 합병하며 냉연사업부문에 더욱 힘을 실었다. 이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 비중도 변화를 보였다. 2011년 판매비중이 23%였던 냉연은 올해 30%대로, 봉형강은 32%에서 50%대로 늘었다. 같은 기간 후판 비중은 42%에서 13%로 감소했다.
사옥 페럼타워 매각, 포스코·포스코강판 등 상장주식까지 처분한 결과 단독 대표이사에 오르고 2년 만인 2016년 연결기준 매출 5조66억원, 영업이익 2570억원, 순이익 1143억원의 성적표를 받으며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졸업했다.
올해는 수익성 강화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장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부국강병의 핵심은 여기 계신 임직원 개개인의 경쟁력”이라며 “시황이 좋든 나쁘든 이 시간은 지나갈 것이고 미래의 결과는 현재의 우리가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동국제강은 2017년 70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낸 것과 달리 지난해 444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브라질 CSP제철소가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동국제강 당기순손실의 70% 가량이 CSP제철소 손상차손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CSP제철소는 브라질 발레와 포스코, 동국제강이 각각 50%, 20%, 30%의 지분을 갖고 있는 합작 고로제철소다. 고로는 철광석과 석탄을 원료로 쇳물을 생산하는 설비를 뜻한다.
CSP 제철소는 지난해 브라질 헤알화 가치 하락과 차입금으로 완전자본잠식에 빠졌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2012년 제철소 건립 초기 600원대이던 헤알화 가치는 최근 반토막났다”며 “헤알화 약세로 제철소 건립을 위해 빌린 차입금의 이자비용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동국제강의 종속기업 및 관계기업투자 손상은 2017년 559억원에서 지난해 3196억원으로 늘었다.
장 부회장은 올해 CSP 제철소의 지원부담을 덜어 운영안정화에 날개를 단다는 구상이다. 동국제강은 13일 주주 3사와 총 5억달러를 분할 출자하는 유상증자에 합의했다. 브라질 CSP제철소에 올해 4500만달러, 2020년 7950만달러, 2021년 2550만달러를 출자할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브라질 제철소는 자금 부담이 있었을 뿐 운영 측면에선 안정화 단계에 들어섰다. 연 300만톤에 근접한 철강반제품 슬래브를 생산하는 중”이라며 “분할납부로 자금운영까지 안정화 돼 올해 1억달러 이상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봉형강 등 고부가제품 중심 판매단가 인상에도 힘을 쏟는다. 제강 원재료값은 2016년과 비교하면 평균 47.1% 올랐다. 하지만 동국제강은 원자재값 인상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지난 몇 년간 수익성이 뒷걸음쳤다. 매출 비중이 봉형강(42.8%)에 이어 두 번째(14.4%)로 높은 품목인 컬러강판을 앞세워 동남아, 미국, 유럽 등 외에도 해외시장 신 거점 확보에도 열을 올릴 방침이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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