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알콜중독도 보장되나?…면책사항 가능성 농후"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며 보험업계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될 경우 건강보험과 실손보험 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보험업계는 게임중독이 실손보험에서 보장하지 않는 '면책사항'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28일 WHO가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하면서 우리 정부도 질병분류체계 개편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예정대로라면 WHO의 이번 결정은 통계청의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에 반영되는 것으로 2025년 국내에도 적용된다. 

문제는 게임중독이 질병으로 분류될 경우 건강보험에 적용이 될 수 있을지의 여부다. 

최근 정부는 정신질환자에 의한 강력범죄가 잇따르자 대책 마련을 강화하면서 정신질환자에 대한 치료 예산을 대폭 확충했다. 게임중독 역시 정신과 질환으로 지정되면 건강보험 적용을 둘러싼 논의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계에선 ‘우울증’을 비슷한 예로 꼽았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게임중독의 실손보험적용 여부는 건강보험의 향후 움직임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우울증도 보험 적용 초기 비슷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우울증의 경우 과거에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았지만 최근 몇년사이 환자가 급격하게 늘어나며 건강보험이 적용될 수 있도록 바뀐 것”이라며 “게임중독도 실손보험에 추가되거나 약관이 바뀔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에선 게임중독을 실손보험이 보장하는 것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재 보험에선 알콜중독과 마약중독을 보장하고 있지 않다”며 “게임중독 역시 보험으로 보장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계 역시 건강보험에서 게임중독을 질병으로 분류한다고 하더라도 보험이 기본적으로 도박이나 사행성으로 얻은 질병은 보장하지 않기 때문에 실손보험 적용까진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의 기본 원칙을 생각해보았을 때 게임중독을 실손보험에서 보장하는 것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며 “게임중독은 알콜중독과 마찬가지로 면책사항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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