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동건 기자] 봉준호 감독의 신세계가 열렸다.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기생충' 언론시사회 후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최우식, 박소담, 장혜진이 참석했다.
'기생충'은 전원 백수인 기택(송강호)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고액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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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생충'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의 모습. /사진=더팩트 |
봉준호 감독은 "1994년 '지리멸렬' 이후 25년이 지났다. '지리멸렬'은 옴니버스 형식으로 구성된 영화였는데, 사회 고위층분들이 주인공이었고 그들의 독특한 기행이 디테일하게 그려졌다"면서 "'기생충'은 그와 구조는 다르지만 가난한 자와 부자들의 모습을 솔직하고 사실적으로 다뤘다"고 영화를 소개했다.
이어 "사회·경제적 구조를 분석하는 영화는 아니다. '기생충'은 인간에 대한 예의, 존엄을 건드리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리고 인간의 존엄이 갖춰지는지에 따라 기생이 되는지, 공생·상생이 되는지 갈라지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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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생충'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배우들의 모습. /사진=더팩트 |
송강호는 '기생충'을 통해 생활고 속에서도 돈독한 가족애를 자랑하는 전원 백수 가족의 가장 기택으로 분했다. 그는 능력은 없지만 가족 사랑은 넘치는, 옆집 아저씨같이 친근하면서도 어딘가 헐렁한 매력을 선보인다.
송강호는 '기생충'에 대해 "장르 영화의 틀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혼합, 변주된 느낌의 작품"이라며 "두렵기도 하지만 신기한 이 낯섦을 어떻게 관객들에게 전해드려야 현실적이고 설득력이 있을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이어 "참신한 스토리 전개가 그런 두려움을 많이 상쇄시켰고, 가족간 앙상블이 잘 이뤄진 것 같다"면서 봉준호 감독과 동료 배우들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그는 "'이렇게 영화가 진행될 수도 있구나' 신선한 재미를 느낄 수도 있지만, 그 재미 이면에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갈등을 되돌아볼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전했다.
송강호가 자신했듯 '기생충'은 직업도 생활력도 없는 기택을 비롯해 잔소리를 늘어놓는 아내 충숙(장혜진), 큰아들 기우(최우식), 막내딸 기정(박소담)의 케미스트리가 화려하다.
장혜진은 "이렇게 큰 작품에서 큰 역할을 한 게 처음이다"라며 "긴 호흡을 잘 이어갈 수 있을지 걱정했다"고 촬영 전 안고 있던 고민을 털어놓았다. 그는 "봉준호 감독님, 송강호 선배님 등 모든 선후배가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며 눈물을 보인 뒤 "'기생충'의 한 장면 한 장면 신나지 않는 장면이 없었다"고 화기애애한 현장 분위기를 전하기도 했다.
충무로의 대세 배우 최우식과 박소담에게도 '기생충'은 감사한 작품이었다. 최우식은 "송강호 선배의 아들, 가족의 일원이 됐다는 게 행복했다. 가족끼리 하는 촬영은 모두 재밌었다"고 밝혔다. 박소담 역시 "좋은 감독님, 선후배와 작업할 수 있어 영광이었고 매일이 행복하다"고 벅찬 감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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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생충'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봉준호 감독과 배우들의 모습. /사진=더팩트 |
봉준호 감독의 새로운 가족희비극 '기생충'은 '플란다스의 개', '살인의 추억', '괴물', '마더', '설국열차', '옥자'에 이어 봉준호 감독이 내놓은 7번째 장편 영화다. 항상 장르의 틀에 갇히지 않고 허를 찌르는 상상력으로 복합적 재미를 선사했던 봉준호 감독의 능력이 빛을 발한 작품으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에 이어 대중의 인정을 기다리고 있다.
봉준호 감독은 "칸은 벌써 과거가 됐다. 이제 관객 한 분 한 분의 생생한 소감이 궁금하다"면서 "틈이 나면 가벼운 분장을 하고 일반 극장에 가서 영화를 보고 싶다. 어떤 이야기를 하며 어떤 느낌으로 영화를 보실지 궁금하다"고 전했다.
'기생충'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미디어펜=이동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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