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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상선이 초대형 선박 유럽노선 투입과 얼라이언스 강화 등으로 내년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사진=현대상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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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펜=권가림 기자] 운임 하락과 국제유가 상승 부담을 동시에 겪으며 혹독한 시절을 보내야했던 현대상선이 내년 상반기 전후로 불어오는 훈풍에 기대를 걸며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유류할증제 도입이 예상되는 데다 내년 4월 2만3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선박의 유럽노선 투입으로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고유가와 저운임 기조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대표적인 해운 운임지수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4일 기준 723.93으로 연 초(940)보다 23% 줄었다. SCFI가 1500 밑으로 떨어질 경우 2만TEU급 선박을 운영하는 해운사를 제외하면 수익 부담을 받는 구조다. 현대상선의 최대 선대는 1만3154TEU급이다
최근 국제유가와 환율이 가파르게 상승함에 따라 연료인 벙커C유 가격도 연초 대비 25% 이상 올랐다. 지난 21일 기준 싱가포르 벙커C유는 톤당 420달러를 기록했다.
기름값은 운임 원가에서 30%를 차지해 실적과도 연결된다. 해운 관계자에 따르면 벙커C유를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에 100% 채우면 1만2000톤이 들어간다. 약 60억원의 기름값이 들어가는 셈이다. 해당 컨테이너선을 부산에서 미국 롱비치까지 운항하면 10일이 걸린다. 이 경우 기름값은 하루에 3억원 가량이 쓰인다.
이러한 고정비용 증가는 현대상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
현대상선의 컨테이너부문은 2016년부터 같은 사업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다. 해운업 시황 등 외부 요인이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되는 대목이다. 현대상선은 2015년 2분기부터 16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37.9% 감소한 영업 손실 1057억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부침에 현대상선은 지난 22일 기름값과 용선료를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사모전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 만기가 2049년인 영구채로 1대 주주(13.05%)인 산업은행과 2대 주주(4.42%)인 한국해양진흥공사가 각각 500억원씩 인수하기로 했다. 정부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 아래 지금까지 현대상선에 3조1000억원의 지원금을 제공해 왔다. 현대상선은 2023년까지 초대형 선박 20척 발주를 앞두고 있어 내년까지 추가 자금 지원을 받을 공산이 커 보인다.
현대상선은 내년부터 2만3000TEU급 12척과 1만5000TEU급 8척을 인수하고 각각 유럽, 미주 동안 노선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내년 상반기까지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려놨다.
2M(머스크·MSC 동맹)과의 얼라이언스 연장이 유럽·미주 노선 경쟁력을 키우는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상선이 맺은 2M과 협력 관계는 내년 3월 종료된다. 어떤 형태로든지 협력 관계를 유지해야 현재 함께 운영 중인 AEX(아시아~북유럽) 노선의 화주를 배분해올 수 있는 이점이 있어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최근 오퍼가 들어오는 곳도 있지만 2M과 협력하고 있는 노선을 이어가기 위해서라도 서로 조건을 맞춰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류할증제 도입 가능성이 커진 점도 현대상선 재도약 채비에 힘을 더한다.
머스크 등 유럽 대형 해운사는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될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규제에 대응해 유류할증료를 도입하겠다고 공언했다. 업계에선 올해 연말부터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럽 해운사의 경우 선박 연료유 황 함유량 상한을 현재 3.5%에서 0.5%로 줄이기 위해 선박유를 저유황유(LSFO)로 바꾸거나 액화천연가스(LNG) 연료선으로 변경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하지만 저유황유 단가는 고유황유 대비 50% 높아 유류할증제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평이다.
현대상선은 신규 초대형급 상선은 물론 기존 상선에 황산화물 저감장치(스크러버)를 설치해 부담이 적은 상황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 대형 해운사가 유류할증료를 도입하면 현대상선도 따라서 책정할 수 있어 유류비 절감에 도움이 될 거다”며 “최근 화주 중심 분위기도 선주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어 내년 3분기까지는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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