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삼성·현대자동차·SK 총수들이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경영 보폭을 더욱 넓히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확대와 내수 침체 등 경영 악재가 잇따르는 상황에서 흔들림 없는 미래 경쟁력 확보 등의 메시지를 던지면서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위기극복의 해법을 모색하고 있다.
3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최태원 SK회장은 미래성장 전략에 대한 메시지를 던지면서 조직의 끊임 없는 혁신을 주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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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일 경기도 화성사업장에서 전자 관계사 사장단과 회의를 위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블라인드 |
세 그룹은 최근 경제 선진국들의 패권전쟁에 노심초사하고 있다. 주력 사업들이 속속 위기에 노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반도체 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미국은 수입 자동차에 고율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여기에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 등 미래 기술 경쟁력이 뒤처지고 있다는 점도 세 그룹의 고민이다. 기존 사업과 신기술의 시너지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다.
재계에서는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는 상황에서 경영 속도가 떨어질 경우 시장지배력을 확보하지 못할 수 있다는 총수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때문에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총수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우리 현실에서 총수의 역할이 중요하다. 특히 신기술 관련 투자 등 전문경영인이 결단하기 어려운 부분에서 총수들이 리더십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1일 화성사업장에서 삼성전자 전자관계사 사장들과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글로벌 경영환경을 점검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 김기남 사성전자 부회장, 진교영 사장, 강인엽 사장, 정은승 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단기적인 기회와 성과에 일희일비하면 안된다.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도 삼성이 놓치지 말아야 할 핵심은 장기적이고 근원적인 기술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라며 초격차를 강조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지난 50년간 지속적 혁신을 가능하게 한 원동력은 어려운 시기에도 중단하지 않았던 미래를 위한 투자였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지난해 발표한 3년간 180조원 투자와 4만명 채용 계획, 시스템반도체 1등을 위한 133조 투자 계획이 차질없이 없이 진행되도록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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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자 수석부회장이 지난달 22일 칼라일 그룹 초청 단독대담에서 답변을 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
정 수석부회장은 고객의 관점에서 미래성장 전략을 바라보고 있다. 자동차 시장의 핵심소비 층으로 부상하고 있는 있는 밀레니얼세대 등의 취향을 고려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달 22일 칼라일 그룹과 대담에서 고객중심 가치, 미래 트렌드 대응, 리더십과 조직문화 혁신 등을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고객 중심으로의 회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한 정 수석부회장은 고객의 니즈에 앞서 해결책을 신속하게 제시할 수 있도록 제품과 서비스의 혁신을 다채롭게 추진하는 비즈니스 구조를 강조했다.
또 정 수석부회장은 “미래 트렌드에 적극 대응하고 특히 연구개발 부문에 대한 투자 확대, 그리고 연구개발의 효율성의 증대가 중요하다”며 “외부 기술들을 더 많이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SK는 최 회장을 중심으로 사회적가치 확산을 통한 ‘딥 체인지’ 경영 전략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더블보텀라인(DBL) 경영’ 등 시대의 변화를 반영해 새로운 성장 기반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지난달 28일 열린 ‘소셜밸류 커넥트 2019’에서 최 회장은 “사회가 지속가능 해야 회사도 지속가능 할 수 있고, 개인의 행복도 담보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이어 30일 SK텔레콤 박정호 사장 및 임직원들, SK ICT 패밀리사의 AI∙5G 전략 및 방향성에 대해 토론하는 타운홀 미팅에서도 변화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기존의 성공방식을 고수해서는 5G시대에 성공을 보장하기 어렵다며 위기 의식을 갖고 일하는 방식의 딥 체인지를 촉구했다.
그는 “시대가 급변하고 있는 것은 우리에게 좋은 기회이자 위협 요소다.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5G와 AI를 발판으로 기존 통신 컴퍼니를 넘어서 최고의 기업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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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회장이 지난달 30일 SK텔레콤 박정호 사장 및 임직원들과 SK ICT 패밀리사의 AI∙5G 전략 및 방향성에 대해 토론하는 타운홀 미팅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SK텔레콤 제공 |
[미디어펜=조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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