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헨리 소사가 다시 KBO리그로 복귀한다. 소사가 이번에 입게 될 유니폼은 SK 와이번스다.

SK는 3일 소사와 계약(계약금 35만 달러, 연봉 17만 달러, 총액 52만 달러) 소식을 전하면서 기존 외국인투수 브록 다익손을 웨이버 공시했다.

소사 영입전에 뛰어들었던 것으로 알려진 롯데 자이언츠는 빈손이 됐고, (외국인선수 교체 생각이 있다면) 다른 선수를 물색하게 됐다.

소사 영입에는 관심을 보인 다른 팀이 있다는 얘기도 떠돌았다. 하지만 표면적으로 영입 경쟁을 벌인 팀은 SK와 롯데였고, 결국 SK가 소사의 사인을 받아내는데 성공했다.

그런데 야구팬들이 의아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 SK가 다익손을 버릴 만큼 외국인투수 교체가 절실했을까, 롯데가 소사를 놓칠 만큼 투수력에 여유가 있는 것일까 하는 점이다.

   
▲ 사진=LG 트윈스, SK 와이번스, 롯데 자이언츠


다익손은 12경기 등판해 3승 2패로 승수는 많이 올리지 못했지만 평균자책점은 3.56으로 안정적이었다. 평균자책점의 경우 전체 11위로 투수력이 약한 팀이라면 에이스급 수준이었다. 그럼에도 SK는 다익손 교체를 단행했다.

롯데가 소사 영입에 나섰던 것은 기대에 못미친데다 부상까지 당한 제이크 톰슨 때문이었다. 톰슨은 11경기에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4.74를 기록하고 있다. 승수도 적고, 평균자책점은 전체 26위다. 더군다나 톰슨은 이두근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빠져 있는 상태다.

외국인선수 교체 필요성 유무도 그렇지만, 팀 마운드 사정을 봐도 급한 쪽은 SK보다 롯데였다. SK는 김광현이라는 확실한 토종 에이스에 최고 수준의 외국인 투수 산체스(8승, 평균자책점 1.90), 그리고 잠수함 박종훈 등 선발진이 탄탄하다. 반면 롯데는 확실히 내세울 만한 에이스도 없고 톰슨과 레일리 두 외국인투수는 기복을 보이는데다 4, 5선발 난은 아직도 해결을 못하고 있다.

현재 순위가 SK는 1위, 롯데는 최하위다. 팀이 잘 나가고 있으면 현재 전력이나 분위기를 잘 유지하는 데 더 신경을 쓰게 마련인데, 1위 SK는 더 잘 하기 위해서(궁극적으로 우승하기 위해서) 모험을 한 셈이다. 팀이 뭔가 안되고 있으면 전력 보강을 하거나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조치에 나서기 마련인데, 꼴찌 롯데는 영입 대상이었던 선수까지 다른 팀에 빼앗긴 셈이 됐다.

지난해 시즌 후 소사는 세금 문제 등이 걸림돌이 돼 LG와 재계약하지 못하고 한국을 떠났다. 대만리그 푸방 유니폼을 입고 8승 2패 평균자책점 1.56의 좋은 성적을 내며 건재를 과시한 것이 SK와 롯데 등 국내 팀들의 관심을 받은 주된 이유다. 150km대 강속구를 던지고 KIA-넥센(현 키움)-LG를 거치며 7시즌 동안 KBO리그에서 뛴 것은 소사의 장점이다.

물론 소사가 꼭 잘 해줄 것이란 보장은 없다. 하지만 풍부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갖춘 몸값 비싼 선수들도 국내 적응을 못해 실패하는 사례도 많았다. 소사는 이미 검증된 투수이기에 그런 위험부담 없이 영입을 생각해볼 좋은 자원인 것은 분명하다.

소사의 한국 복귀가 거론될 때 처음에는 롯데와 계약을 할 것처럼 알려지기도 했다. 성적도 최하위고, 당장 선수 교체 요인도 있는 롯데이기에 많은 야구팬들은 그렇게 될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영입 경쟁이 벌어지고 그 결과 SK가 소사와 재빨리 계약을 성사시켰다. 1위 SK와 10위 롯데는 이렇게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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