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식음료와 의류 업종 대리점 계약기간이 최소 4년간 보장되고. 대리점주가 공급업체에 공급가격 조정을 요청할 수 있으며, 공급업자가 부당하게 반품을 제한하면 비용을 부담할 전망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내용으로 식음료·의류 업종 표준 대리점 계약서를 개정했다고 4일 밝혔다.

개정된 표준 계약서는 최초 계약일로부터 최소 4년의 계약기간이 보장될 수 있도록, 대리점에 계약갱신 요청권을 부여했는데, 종전 계약서에는 계약기간이 규정되지 않았다.

4년의 계약기간은 평균거래 유지기간, 매몰비용과 그 회수기간 등을 고려해 정해졌으며, 공급업자와 대리점 양측의 의견을 수렴했다.

공급업자는 중대한 계약 위반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대리점의 계약갱신 요청을 수락해야 하며, 계약기간 4년이 지난 후에는 상호 협의 하에 갱신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대리점 계약이 해지될 수 있는 계약위반 사항의 시정요구나 서면통보 절차도 강화, 계약의 중요사항 위반시 시정요구 기간을 종전 14일 이상에서 30일 이상으로 연장하고, 시정요구 서면통보도 1회에서 2회 이상으로 늘렸다.

또 공급업자가 대리점이 단체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지 못하도록 했다.

공급업자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대리점이 요청한 상품의 공급을 거절하는 것도 금지되며, 대리점이 공급거절 이유에 대해 소명을 요청하면 공급업자는 30일 이내에 이유를 성실히 답변해야 한다.

아울러 대리점이 공급가격 조정을 요청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공급업자 직영 점포나 온라인몰의 판매가격이 대리점 판매가격보다 저렴한 경우, 대리점이 공급가격 조정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는데, 온라인 쇼핑몰 등과의 가격경쟁에 직면한 대리점의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재판매가격 유지행위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가격 조정을 요청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와함께 인근에 다른 대리점을 개설하거나, 영업지역을 변경하는 경우 사전통지하고, 대리점은 영업지역이 침해됐다고 판단되면 공급업자에게 협의를 요청할 수 있게 했다.

인근 대리점 개설 등은 대리점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사전통지 등의 절차를 거치도록 한 것.

이와 더불어 판촉행사를 하는 경우 행사의 내용, 소요 인력 및 경비, 판촉행사로 증대되는 매출액 등을 고려해 공급업자와 대리점이 합리적으로 비용을 분담하도록 했다.

반품과 관련한 분쟁이 많은 식음료의 경우 반품 조건을 공급업체와 대리점이 협의하도록 규정했으며, 공급업자의 부당한 반품거부나 제한, 지연으로 인해 발생한 비용은 공급업자가 부담토록 명시됐다.

인테리어 관련 분쟁이 많은 의류의 경우 시공업체 선택권을 보장하고, 리뉴얼 기간 설정과 비용분담 원칙을 규정하는 내용으로 계약서가 개정됐으며, 공급업자는 2개 이상의 시공업체를 제시해 대리점이 선택하도록 했다.

대리점이 비용이 너무 많다고 판단하면, 다른 시공업체를 제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식음료는 3만 5636개, 의류는 1만 158개의 대리점들이 전국에서 영업하고 있으며, 공급업자와 대리점 간 분쟁이 잦다.

공정위는 "표준 계약서는 거래과정상 분쟁 예방에 큰 효과가 있는 만큼, 상생의 거래질서가 정착될 수 있도록 널리 권장하고, 확산시켜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