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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연방준비제도 건물 [사진=연합뉴스] |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하면서, 금리 내리기에 '미온적'이던 우리나라의 한국은행이 미 연준에 '선수를 빼앗기고 타의에 의해 억지로' 하향조정하는 상황에 내몰리지 않을까 우려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5일(한국시간) 시카고에서 열린 통화정책 콘퍼런스 연설에서 "미국 경제전망의 추이를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면서 "경기확장이 유지되도록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무역분쟁 등에 기인한 리스크에 적절하게 대응할 것"이라며 "물가상승률 정체 리스크 지속을 주시하고 있으며, '새로운 통화정책 수단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무역갈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의 가능성을 열어둔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특히 파월은 "위기 상황에서는 금리인하는 물론, '양적완화도 필요'하다"고 발언, 주목된다.
그는 지난 3일만 해도 CBS방송에 출연, 금리하향에 부정적이었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에 이어 파월 의장마저 금리인하 시사 대열에 동참, '조기 금리인하가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앞서 클라리다 부의장은 1일, 불러드 총재는 3일 각각 금리인하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었다.
이제 '발등의 불'이 떨어진 것은 우리 한은이다.
한은은 지난달 31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금통위원 1명이 '금리인하 소수의견'을 냈지만, 이주열 총재는 "말뜻 그대로 소수의견일 뿐"이라며 "기준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은 아직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었다.
이렇게 금리 조정에 인색하던 한은도 실제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 따라내릴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는 연 2.25~2.50%로 한은의 1.75%보다 이미 0.50~0.75%포인트나 높은 상황이다. 여기에 연준이 0.25%포인트씩 또 금리를 낮추면 양국의 금리차는 최대 1.0%포인트까지 벌어지게 된다.
국내 외국인투자자금의 '썰물 이탈'이 불보듯 뻔한 상황, 한은도 더 이상 버티는 게 불가능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도 한은이 금리 조정을 앞당길 수밖에 하는 조건이다. 이는 미 연준도 마찬가지다.
홍서희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한은의 금리인하 시기는 미중 무역분쟁의 향방에 좌우될 것"이라며 "다수 해외 기관들이 4분기 하향조정을 예상하는 가운데, 무역분쟁이 심화될 경우 인하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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