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산업통상자원부가 에너지저장시스템(ESS) 화재사고 원인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종합안전강화대책 및 산업생태계 경쟁력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산업부는 지난해 12월27일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를 설치하고 5개월에 걸쳐 조사활동을 실시했으며, 현장실태조사·정밀안전진단·안전관리자교육 등 다각적인 대응조치를 취했다고 11일 밝혔다.
조사 결과 ESS 화재 원인은 크게 △배터리 시스템 결함 △전기적 충격 요인에 대한 보호체계 미흡 △운용환경관리 미흡 및 설치 부주의 △ESS 통합관리체계 부재 등 네 가지로 추정됐다.
우선 다수의 사고가 동일공장의 비슷한 시기에 생산된 배터리를 사용한 것이 확인됨에 따라 생산과정의 결함을 확인하기 위해 셀 해체분석을 실시한 결과 1개사 일부 셀에서 극판접힘·절단불량·활물질 코팅 불량 등의 제조 결함이 확인됐다.
이에 극판접힘과 절단불량을 모사한 셀을 제작해 충·방전 반복시험을 180회 이상 수행했으나, 발화로 이어질 수 있는 셀 내부의 단락은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배터리 안전성을 확인하기 위한 배터리시스템 단락시험결과 랙 단락 시험에서 2개사 배터리 보호장치의 직류접촉기가 폭발 또는 융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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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방대원들이 1월21일 울산시 남구 대성산업가스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산업부는 전문가 및 제보 등을 통해 제기된 사항들을 검증하기 위한 셀 구성물질 분석, 셀간 전압과 온도편차를 제어하는 BMS의 정상작동여부 확인 및 배터리 완전충전 후 추가 충전에 따른 영향 시험에서는 화재발생 가능요소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외부 전기충격 등에서 배터리 보호장치 내 복수 부품이 손상돼 단락되는 현상을 모사한 실증시험 결과 배터리 랙 보호장치 내 직류접촉기가 폭발하고, 버스바가 파손되면서 배터리 랙 보호장치의 외함을 타격하는 2차 단락사고로 이어져 동시다발적인 화재가 발생했다.
전력변환장치(PCS)의 경우 스위칭소자가 소손돼 PCS 내부의 직류·교류측 양단이 단락되는 고장사고를 가정한 실증 결과 계통과 배터리측에서 PCS로 유입되는 대전류는 확인됐으나, 차단기가 작동해 화재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산업부는 공조기 주변에 용융흔적이 발견된 사례 등을 근거로 수분·분진·염수 등의 환경을 배터리 시스템에 모사해 절연성능 저하 가능성을 시험한 결과 특정사 배터리에서 모듈 내 절연성능이 저하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한 사고현장조사와 기업면담조사 및 시험실증과정에서 ESS의 설계와 운영이 배터리·PCS 등 구성품을 하나로 통합해 시스템 차원에서 관리·보호가 되지 못하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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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로고/사진=산업통상자원부 |
산업부는 이를 토대로 ESS 제조·설치·운영 단계의 안전 관리를 강화하고, 소방기준 신설을 통해 화재대응 능력을 제고하는 종합적인 안전 강화 대책을 시행키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KC 인증 강화, KS 표준 제정, 설치장소별 기준 마련, 모니터링 및 정기점검 강화, 소방제도 개선 등이 포함됐다.
아울러 기존 사업장의 안전조치에 대해서는 'ESS 안전관리위원회'가 사업장별 특성을 고려한 조치사항을 권고했으며, 전기안전공사 등으로 구성된 'ESS 안전조치 이행 점검팀'으로 하여금 사업장별 이행사항을 안내·확인·점검한다는 계획이다.
ESS 산업생태계 질적 성장을 위해 차세대 배터리 개발 및 조기 상용화와 PCS 기술개발 등 분야별 경쟁력 강화도 지원한다. ESS 생태계 전분야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ESS 협회(가칭)' 설립을 추진, 업계 소통과 협업 수준을 대폭 끌어올리고, 신재생에너지 공급 인증서(REC) 가중치 적용도 6개월 연장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는 해외에서도 수요가 확대되고 있는 가정용 ESS 등 신규 비즈니스 모델 개발·적용을 지원할 계획"이라며 "이번 화재사태를 계기로 ESS의 안전성을 세계 최고수준으로 끌어올려 지속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의 지원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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