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6대 핵심전략 발표...과학기술 적용·관광자원 활용·불편 해소
   
▲ 경복궁 흥례문 [사진=문화재청 제공]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지정문화재 보호에 치중하던 문화유산 보존체계가 대대적으로 바뀐다.

문화재청은 11일 개청 20주년을 맞아, 서울 강남구 국가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 민속극장 '풍류'에서 향후 20년간 추진할 '문화유산 미래정책 비전 6대 핵심전략'을 발표하면서, '새로운 보존체계 정립'을 제1 목표로 삼고, 문화재 정책 패러다임의 전환을 예고했다.

일본 법의 영향을 받아 제정된 우리나라 문화재보호법은 그동안 역사적 가치가 탁월한 문화재를 국가지정문화재 혹은 시도지정문화재로 지정해 관리하는 방식을 유지, 지정되지 않은 문화재는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아 보존체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문화재청은 점(點) 혹은 선(線) 단위 문화재를 중점적으로 보호하는 '지정주의'에서 벗어나, 국내에 있는 문화재를 전수 조사해 목록화하고, 훼손되거나 사라질 우려가 있는 문화재를 관리하는 '목록주의' 도입을 본격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다.

또 보존관리 범위를 면(面) 단위로 확장하고, 역사·문화 환경과 사람을 고려하는 입체적인 보존체계를 구축하며, 과거에는 중앙정부가 문화재 정책을 주도했다면, 앞으로는 지방정부와 민간 참여를 확대한다.

아울러 '첨단 과학이 함께하는 서비스와 보존', '국가 경제 활력의 밑거름', '함께 공감하고 소통하는 문화유산', '육지와 해양을 아우르는 문화 국토 실현', '한반도를 넘어 세계로'를 핵심전략으로 설정했다.

이와 관련해 문화유산 정보를 디지털화하고 문화재 정책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하는데, 구체적으로는 '매장문화재 이라이브러리(e-Library)' 서비스를 추진함과 더불어, 문화재 원격수리 시스템과 재난 정보 통합 시스템을 만든다.

뿐만 아니라 오는 2022년까지 국가지정문화재 중 모든 목조 문화재에 방재시설을 설치하고, 2040년 이전에 다른 국가지정문화재에도 방재시설을 구축한다.

국가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유형문화재, 무형문화재, 자연문화재를 권역별 혹은 주제별로 나눈 광역형 문화유산 여행 경로인 '케리티지 루트'(Keritage-Route) 20개 설정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그 내용이 어렵다는 비판을 받은 문화재 안내판을 쉽고 재미있게 변경하고, 2040년까지 문화재 관련 사회적 기업 500개를 육성한다.

문화재청은 내년부터 매장문화재 지표조사, 시굴조사 비용을 순차적으로 지원하고, 건설공사 발굴비용 부담금 제도와 문화유산 영향평가 제도도 도입, 문화재에 따른 불편을 줄여나갈 계획이다.

더불어 동산문화재 국외 반출 신청·허가 절차를 관세청 전자시스템과 연계해 편의를 도모하고, 2025년까지 공공시설에 디지털 문화유산 나눔방 10곳을 마련하며, 역사문화자원을 통합적·인문학적 관점에서 보존하고, 수중유산 보호를 위한 '수중문화유산 보호법' 제정도 추진키로 했다.

남북 문화재 교류를 위해서는 북한 개성역사유적지구에 민족유산 보존센터를 설립하고, 비무장지대 세계문화유산 공동 등재와 북한에 있는 조선왕릉의 세계유산 확장 등재를 위한 노력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한편 아시아·태평양 문화유산 협력기구 설립을 주도해 국익을 증진시키고, 문화유산 공적개발사업 대상 지역을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한다.

내년에는 '문화유산 방문 캠페인 2020' 사업을 추진, '문화유산 5대 방문 코스' 개발, 섬에서 펼치는 남해안 별신굿 공연, 동네 문화유산 재발견 캠페인, 세계유산 엑스포 개최 등을 세부 사업으로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문화재청은 지난 1999년 정부조직법이 개정되면서 문화재관리국에서 승격됐고, 2004년 차관청이 됐으며, 소속기관으로 국립문화재연구소,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국립무형유산원, 궁능유적본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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