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32·LA 다저스)이 많은 안타를 맞긴 했지만 놀라운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며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2점 차 리드를 만들어놓고 물러난 류현진은 시즌 10승과 통산 50승이 유력했으나 불펜이 동점을 허용하는 바람에 아쉽게 승리투수를 놓쳤다.

류현진은 11일(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7피안타(1홈런) 6탈삼진 1사구 1실점을 기록했다. 총 투구수는 99개.

6회까지 다저스가 3-1로 앞선 가운데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고 물러난 류현진은 7회말 구원투수 딜런 플로로가 마이크 트라웃에게 동점 투런포를 맞는 바람에 승리가 날아가고 말았다. 

최근 8경기 연속이자 올 시즌 13차례 등판 가운데 11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한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은 1.35에서 0.01 올라간 1.36이 됐다.

   
▲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이날 류현진은 최근 보여줬던, 상대 타자들을 압도하는 구위와는 거리가 있었다. 6회까지 던지면서 홈런 1개 포함 비교적 많은 7개의 안타를 내줬고, 올 시즌 처음 몸에 맞는 공도 허용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정상의 투수답게 류현진은 솔로포로 1점을 내준 외에는 몇 차례 위기를 실점없이 넘겼다. 위기마다 집중력을 발휘하며 적시타를 하나도 맞지 않은 것이다.

1회 2사 후 안타 한 개를 맞고 첫이닝을 넘긴 류현진은 다저스가 2회초 3점을 뽑아 3-0으로 앞선 2회말 일격을 당했다. 1사 후 콜 칼훈에게 중월 솔로홈런을 맞은 것. 체인지업이 가운데로 몰린 것을 칼훈이 놓치지 않고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피홈런 후 세자르 푸엘로에게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로 연속 장타를 맞은 류현진. 하지만 호흡을 가다듬더니 조나단 루크로이를 삼진, 윌프레드 토바를 투수땅볼 처리하며 추가 실점하지 않고 이닝을 끝냈다.

3회를 삼자범퇴로 넘기고 4회에는 내야안타 하나만 내주며 안정된 피칭을 하던 류현진은 5, 6회 잇따라 위기에 몰렸다. 

5회말에는 루크로이와 토바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 무사 1, 2루의 위기를 맞았다. 여기서 류현진의 위기관리가 돋보였다. 루이스 렌히포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토미 라 스텔라를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이어진 2사 1, 3루에서 강타자 마이크 트라웃을 헛스윙 삼진 처리한 장면이 압권이었다. 풀카운트까지 간 끝에 바깥쪽 커터로 헛스윙을 유도, 실점하지 않고 이닝을 마쳤다. 류현진은 이날 트라웃과 세 차례 만나 외야 뜬공과 삼진 두 개로 완벽하게 제압했다.

6회말 류현진은 1사 후 스미스에게 2루쪽 깊숙한 내야안타를 내줬고, 2사 후에는 푸엘로를 몸에 맞는 공으로 내보내 1, 2루 위기를 불렀다. 그러나 루크로이를 바깥쪽에 꽉 차는 커터로 루킹 삼진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투구수가 99개에 이른 류현진은 7회 들면서 로스 스트리플링과 교체돼 물러났다. 스트리플링이 2사 1루에서 물러났고, 마운드를 이어받은 딜런 플로로가 바로 트라웃에게 아픈 2점홈런을 두들겨 맞았다. 3-3 동점이 되면서 류현진의 승리가 날아가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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