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

이 총재는 12일 한국은행 창립 69주년 기념사를 통해 향후 통화정책 방향과 관련된 언급을 했다. 그는 “경제 상황 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대응해 나가야 하겠다”고 표현했다.

주목되는 것은 ‘상황 변화에 따른 적절한 대응’이라는 표현이다. 기존에는 사용되지 않았던 표현인 만큼 경기회복 속도가 더딜 경우 금리를 내려 경기부양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총리는 지난 4월 1일 “금리 인하를 검토해야 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발언했으며 지난달 31일이도 “금리 인하로 대응할 상황은 아직 아니다”라고 언급한바 있다. 이후 약 열흘 정도가 지난 상황에서 ‘적절한 대응’이라는 표현에는 다소 간의 입장 변화가 감지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이주열 총재는 “미중 무역분쟁, 반도체 경기 등 대외 요인의 불확실성이 크게 높아진 만큼 그 전개 추이와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면서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하면서 세계교역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 총재는 “반도체 경기의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될 소지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가 지금까지 반도체 경기의 회복세를 점쳐왔던 것을 감안해 기준금리 동결 입장을 고수했음을 감안하면 하반기에는 금리 조정의 가능성이 생긴다고 볼 수 있다.

또 이 총재는 반도체 경기의 회복 지연,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으로 대외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면서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한층 커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특정 산업 중심의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 경제로선 이같은 불확실성 요인이 어떻게 전개되는지에 따라 성장이 영향 받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한은이 올해 4분기 무렵 금리 조정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4분기 중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는 10월 17일과 11월 29일로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