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가수 비아이의 마약 의혹과 연루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은 한서희였다. 하지만 한서희는 의혹의 대상이 아니라 공익제보자였다. 한서희는 비아이 사건의 본질은 자신에게 쏟아지는 관심이 아니라 양현석 YG 엔터테인먼트 대표의 협박·개입과 경찰 유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수 연습생 출신 한서희는 14일 새벽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렸다. 한서희는 우선 "제 이름이 이렇게 빨리 알려질지 몰랐다. 당황스럽고 무서운 건 사실이지만 마음 잘 먹고 있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며 익명으로 공익제보를 한 자신의 이름이 빨리 노출된 것에 당황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제가 그동안 사람들 기분 나쁠 만한 언행을 한 거 맞다. 하지만 이 사건은 제 인생과 별개로 봐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내가 그동안 많이 막살고 내 기분대로 행동하고 사람들 기분 나쁠 만한 언행을 한 거 맞다. 저도 인정하고 반성한다. 하지만 이 사건은 제 인생과 별개로 봐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면서 "제가 여러분들한테 비호감인거 잘 알고 있다. 다 제가 스스로 만든 이미지인 것도 맞다. 하지만 이 사건은 여러분들이 별개로 봐주셔야 한다. 저에게 초점을 맞추시면 안 된다"고 호소했다.

   
▲ 사진=한서희 인스타그램


한서희는 '초점을 맞춰야 하는 부분'에 대해 추가 설명도 했다. 

윗 글을 본 팬들이 걱정을 하거나 딴지를 걸자 한서희는 댓글을 통해 "난 감형받기 위해 호소하는게 아니다"라면서 "난 2016년 8월 LSD 투약과 대마초 사건, 2016년 10월 탑과 한 대마초 사건이 병합이 돼서 이미 죗값을 치르는 중이다. 병합된 사건이다"라고 자신은 관련 사건으로 이미 죗값을 치르고 있다고 전했다. 알려진 대로 한서희는 빅뱅 멤버 탑과 함께 대마초를 피운 혐의 등으로 지난 2017년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 보호관찰 120시간 등을 선고받은 바 있다.

계속된 댓글에서 한서희는 "저는 (마약)판매가 아니라 교부다. 제 돈 주고 그 가격으로 C 딜러에게 구매한 다음에 그와 같은 가격을 김한빈(비아이 본명)한테 전달한 것"이라고 밝혔다. 비아이에게 마약(LSD)을 전달한 사실을 명확하게 인정한 것이다.

한서희가 공익제보에 나선 이유는 그 다음 이어진 글에서 짐작할 수 있다. 그는 "제가 염려하는 부분은 양현석이 이 사건에 직접 개입하며 협박한 부분, 경찰 유착 등이 핵심 포인트"라며 "그 제보자가 저라는 이유만으로 저한테만 초점이 쏠릴 것이 걱정돼 저란 사람과 이 사건을 제발 별개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부탁드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양현석 대표로부터 자신이 협박을 받고 진술을 번복했던 일, 경찰 유착 의혹 등이 사건의 핵심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지난 12일 YG 소속 그룹 아이콘의 멤버인 비아이가 과거 마약을 구매하려 했다는 의혹이 매체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비아이가 지인인 A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가 폭로됐는데 거기에는 비아이가 함께 마약을 한 적이 있는 A씨에게 마약 구입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비아이는 한때 힘들어 마약에 의지하려 한 적은 있지만 마약 복용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하면서 팬들에게 실망을 끼쳐 죄송하다며 아이콘 탈퇴를 선언했다. 곧이어 소속사 YG는 비아이와 전속계약 해지를 발표했다.

사태가 이걸로 마무리되지는 않았다. A씨가 누구인지, 실제 비아이는 마약 복용을 했는지, 소속사 YG가 비아이의 마약 의혹을 알면서 사건을 무마한 것은 아닌지 하는 의혹이 꼬리를 물었다.

13일 A씨가 한서희라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됐다. 한서희는 2016년 마약 사범으로 체포돼 경찰 조사를 받았는데 당시 휴대폰에서 비아이와 주고받은 대화 내용이 나왔다는 것. 한서희는 비아이에게 마약울 구매해줬다는 진술을 했으나 이후 3차 피의자 신문에서 비아이의 부탁을 받았지만 마약을 건네지는 않았다고 진술을 번복했다. 한서희의 진술 번복으로 비아이는 경찰 조사를 한 번도 받지 않았다. 

13일 저녁 MBC와 KBS 뉴스는 공익제보자로 나선 한서희 관련 뉴스를 내보냈다. 

MBC 뉴스에서는 한서희와 인터뷰를 공개하면서 얼굴과 실명은 밝히지 않았으나 한서희의 사진을 배경으로 사용했다. 한서희는 과거 진술 번복 이유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기자님 생각하는 거 똑같다. 말해 뭐하냐. 솔직히 알지 않냐"며 양현석 대표의 개입을 시사했다.

KBS는 공익제보자 한서희를 대신해 권익위에 제보를 한 방정현 변호사와 인터뷰를 통해 비아이의 마약 투약 정황, 양현석 대표가 한서희를 협박한 정황 등을 폭로했다. 이에 따르면 한서희는 2016년 첫 경찰 조사 후 양현석 대표를 만났고, 협박성 발언과 함께 진술 번복을 강요받았다는 것. 

한서희는 비아이의 마약 투약부터 과거 경찰 수사 당시 YG의 개입 등의 정황 증거를 담은 비실명 공익신고서를 지난 11일 권익위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한서희가 주장한 내용에 대해 YG 측은 2016년 당시 한서희를 만난 것을 인정하면서도 잘못된 진술을 바로잡아 달라고 요청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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