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고용상황이 노무현 정부 이후 가장 좋다" 주장
고용노동부 "실업급여 전년비 24.7%↑ 7587억원 지급"
통계는 사회과학에서 현상이나 비교 대상을 설명하는 가장 객관적인 도구로 꼽힌다. 하지만 인과관계를 혼동하거나 상관관계를 잘못 해석하면 엄청난 오류를 야기할 수 있다. 특히 경제현상 분석 및 정책 수립에 있어 샘플링을 잘못한다거나, 얻고자 하는 답을 얻기 위해 분석 대상을 특정화한다면 심각한 편견을 심어줄 수 있다. 이에 본지는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체제에서 다양하게 도출되는 통계가 현상을 제대로 묘사했는지, 왜곡된 해석은 없었는지, 정확하게 분석했는지 등을 살펴봄으로써 올바른 인식 전달 및 시장경제 창달에 기여하고자 한다.[편집자주]

[통계로 배우는 시장경제⑧]불리한 통계 제외하고 "현 고용상황 좋다"는 청와대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청와대가 유리한 통계만 공개해 고용상황이 개선되고 있다고 자화자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청년 체감실업률이 달마다 ‘사상 최악’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 상황이 노무현 정부 이후 가장 좋다”는 취지의 글을 게시한 것이다.

청와대는 지난 11일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좋은 일자리를 위한 정부의 노력을 숫자로 전해드린다”며 ‘친절한 청와대 경제 한 장-좋은 일자리, 더 노력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인포그래픽을 공개했다.

해당 인포그래픽은 고용률, 상용직 비중,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임금, 정규직 대비 비정규직 임금 등의 통계를 역대 정부와 비교, “2003년부터 현재까지 일자리 관련 데이터를 종합했다”며 “우리의 근로환경은 조금씩 개선되고 있고, 좋은 일자리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가 올린 글에 의하면 ‘고용률’과 ‘임금’은 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부의 평균치보다 문재인 정부 2년 평균이 더 높았다. 또 저임금 근로자 비율, 임금 5분위 배율 등 양극화 지표는 현 정부가 가장 낮았다. 

문제는 청와대가 공개한 인포그래픽에 문재인 정부에 부정적인 통계를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4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체감 청년실업률(15∼29세)은 25.2%를 기록해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악을 면치 못했다. 

   
▲ 청와대는 지난 11일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통해 “좋은 일자리를 위한 정부의 노력을 숫자로 전해드린다”며 ‘친절한 청와대 경제 한 장-좋은 일자리, 더 노력하겠습니다’라는 제목의 인포그래픽을 공개했다. /사진=청와대 페이스북 제공


지난달 실업급여(구직급여) 지급액 또한 역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실업급여액은 석 달 연속 최고치를 경신하는 중이다. 또 고용노동부의 ‘5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지난해 같은 달(6083억 원)보다 24.7% 늘어난 7587억 원이었다.  

이에 윤종원 청와대 경제수석은 지난 9일 브리핑을 통해 “일자리의 핵심계층인 30, 40대 취업자 수가 좀 줄어들고 있고, 또 경기 하방위험을 감안할 때 고용여건이 여전히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고용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 거시적·미시적인 노력이 요구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고용 쪽에서 취업자 증가세가 추세선보다는 좀 줄어들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 같은 통계들은 비교대상에서 제외한 채 유리한 통계만 공개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뿐만 아니라 한 언론 보도에 의하면 청와대가 현 정부 임기 2년(2017년 2분기~2019년 1분기) 평균치와 비교한 전 정부 지표는 모두 임기 5년(박근헤 정부는 4년) 평균치여서 단순 비교가 불가능하다.

실제로 노무현 정부는 2003년 2분기~2008년 1분기, 이명박 정부는 2008년 2분기~2013년 1분기, 박근혜 정부는 2013년 2분기~2017년 1분기였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해당 통계를 공개하며 “우리의 근로환경은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해당 게시물에 “사기치지 말라”, “국민을 개돼지로 아냐”며 질타의 댓글을 남겼다. 또 “분모가 줄어드니까 고용률이 올라가는 건 당연한 일”이라면서 “그런데 문재인 정부에서 역대 최초로 (고용률이) 떨어졌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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