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6일 “자신있다면 경제청문회부터 먼저 국민에게 보여주고, 그 다음에 추가경정예산(추경) 심사에 돌입하자”라며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에게 진심으로 촉구한다. 부디 진정 어린 결단을 내려 달라”고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대국민호소문을 발표, “마지막으로 호소한다. 지금과 같은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추경은 안 된다. 여야가 국민을 바라보고 올바른 추경을 해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대국민호소문을 발표하고 있다./연합뉴스


나 원내대표는 “선거법마저 힘의 논리로 날치기 상정하는 사상 초유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폭거 앞에서 우리 당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켜야만 했다”며 “그런 저희의 절박한 호소를 외면한 청와대와 집권 여당의 독선의 정치 앞에서 당은 참으로 괴로운 고민을 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은 우리의 그런 충정을 오히려 ‘무조건 백기투항’을 강요하는 데 악용했다. 제1야당의 정체성, 존재 이유를 외면할 수 없었던 저희는 어떻게든 민주주의 회복을 약속 받고, 국회로 돌아오려고 노력했던 것”이라며 “비정상 국회를 정상 국회로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또한 “지금도 저희는 정말 치열하게 협상하고 있다. 국회를 열 때 열더라도 진정한 의미의 민생국회, 경제 살리고 악법을 고치는 국회가 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여당을 설득하고 있다”며 “그러나 여당은 예산심의권이란 헌법상 고유 권한을 가진 국회를 은행 창구 정도로 여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무엇보다도 이 추경, 국민한테 또 빚을 지겠다고 한다. 돈이 모자라 적자국채 3조6000억원을 발행한다고 한다. 청년세대 미래를 끌어다 정권용 자금으로 쓴다는 것”이라며 “이대로라면 앞으로 국민의 빚은 더욱 늘어난다. 재정 포퓰리즘의 극단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추경 편성액) 4조5000억원이 모두 경기부양에 쓰이더라도 경제성장률에 미칠 영향은 고작 0.03%p 수준이다. 0.03%를 갖고 추경이 안 돼서 경제가 어려운 것처럼 왜곡했다”며 “이런 추경을 통과시키는 것은 국회로서, 국민의 대표로서 직무유기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우리는 추경 심사에 앞서 경제청문회를 통해 경제위기의 원인을 짚어야 한다. 이 정부 말대로 대외여건 때문인지, 소득주도성장이나 다른 정책의 문제는 없는지, 병명을 알아야 그에 맞는 처방을 내놓을 수 있다”며 “여야 간 정쟁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청문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각자 주장만 하며 평행선을 달리지 말고, 한곳에 모여 같이 토론하고 따져보자”라며 “경제정책에 자신이 있다는 정부·여당 아니었나, 소득주도성장에는 문제가 없다는 정부·여당 아니었나, 왜 이토록 경제청문회를 못 받겠다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