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32·LA 다저스)이 7이닝 동안 자책점 0을 기록했지만 또 시즌 10승 달성에 실패했다. 야속한 수비 때문에 실점을 하고, 야속한 타선 때문에 리드 상황을 만들지 못하고 물러났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홈 경기에 시즌 14번째 선발 등판, 7이닝을 2실점(0자책점)으로 막아냈다. 7회까지 94개의 공을 던졌고 안타 7개를 맞았지만 볼넷 없이 삼진 8개를 잡아냈다. 2실점하긴 했으나 수비 실책에서 비롯돼 모두 비자책점이었다.

타선의 도움도 제대로 받지 못해 2-2 동점 상황에서 물러난 류현진은 승리를 추가하지 못해 시즌 9승(1패)에 그대로 머물렀다. 다만, 자책점이 하나도 없었기 때문에 평균자책점은 1.36에서 1.26으로 더 끌어내려 독보적 1위를 이어갔다. 또한 10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에도 성공해 가장 믿을 만한 선발투수의 면모도 유지했다.

앞서 지난 11일 LA 에인절스전에서 6이닝 1실점 호투하고도 불펜이 역전을 허용하는 바람에 승리를 놓쳤던 류현진은 2경기 연속 노 디시전으로 10승을 다시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경기는 다저스의 3-2 승리로 끝났다. 류현진이 물러난 후인 8회말 다저스가 1점을 뽑아 3-2로 리드를 잡았고, 9회말 마무리 등판한 켄리 존슨이 역전 위기에 몰리고도 실점없이 경기를 끝냈다. 류현진에 이어 8회초 등판해 1이닝을 막은 로스 스트리플링이 행운의 승리투수가 됐고, 전날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던 잰슨이 이날은 세이브에 성공했다.

이로써 다저스는 3승 1패 위닝 시리즈로 이번 시카고 컵스와 홈 4연전을 마무리했다.

류현진은 1회초 첫 고비를 맞았다. 2아웃까지 잘 잡은 다음 연속안타를 맞고 1, 2루에 몰렸다. 그러나 데이비드 보티를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실점 없이 첫 이닝을 넘겼다. 다저스 타선은 1회말 컵스 선발투수 호세 퀸타나의 제구 난조를 틈타 밀어내기 볼넷으로 선취점을 내 1-0으로 리드를 잡았다.

5회까지 류현진은 1점 차 리드를 굳건히 지켜나갔다. 2회는 삼자범퇴. 3회는 1사 후 안타 하나를 내줬지만 곧이어 병살타를 유도해 위기를 만들지 않았다. 4회를 다시 삼자범퇴로 간단히 넘겼고, 5회도 안타 한 개만 허용하고 끝냈다.

6회초가 류현진에게는 불운이었다. 선두타자 하비에르 바에즈의 타구를 3루수 크리스 테일러가 실책을 범해 살려준 것이 실점의 출발이 됐다. 이어 크리스 브라이언트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무사 1, 3로 몰렸다. 앤서니 라조를 3루수 직선타로 잡아 한숨 돌렸으나 이어진 1사 1, 3루에서 윌슨 콘트레라스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첫 실점했다. 강하지 않은 타구였지만 1-2루 사이로 빠져나가는 안타가 됐다.

1실점하고도 계속된 1사 1, 3루에서 데이비드 보티에게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두 번째 실점을 허용했다.

류현진이 1-2 역전 허용을 하자 그동안 침묵하던 다저스 타선이 패전 위기는 지워줬다. 6회말 코디 벨린저가 솔로홈런을 날려 2-2 동점을 만든 것. 

다저스는 계속해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는데 하필이면 류현진 타석이 돌아왔다. 대타 기용도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류현진으로 밀어붙였고, 류현진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고 말았다. 다음 작 피더슨도 2루 땅볼 아웃되며 다저스는 재역전 기회를 놓쳤다.

   
▲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류현진은 7회초를 삼진 2개 포함 삼자범퇴로 가볍게 막고 8회초 들면서 스트리플링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다저스는 8회말 1사 2루에서 러셀 마틴의 적시타로 1점을 뽑아 3-2로 앞섰다. 짧은 중전안타였지만 2루 주자였던 테일러가 전력질주해 절묘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뽑아낸 귀중한 점수였다.

9회초 등판한 잰슨이 안타와 볼넷으로 1사 2, 3루의 역전 위기까지 몰리며 진땀을 흘렸다. 하지만 투수 땅볼과 중견수 직선타 유도로 실점하지 않고 버텨 승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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