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 하반기 해외 기업결합심사 승인에 집중
업계 “경쟁당국 눈치 보며 압박 수주 못할 것”
   
▲ 삼성중공업이 지난 4월 22일 아시아 지역 선사로부터 1조1000억원 규모의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FPSO) 1기를 수주했다. /사진=삼성중공업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현대중공업이 하반기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해외 기업결합심사에 들어가면 삼성중공업이 반사이익을 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중공업이 경쟁 당국의 승인을 얻기 위해 수주 활동을 소극적으로 이어가 삼성중공업이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중공업은 하반기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수주에서도 유리한 입지에 있어 올해가 재무구조 개선의 발판을 다지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하반기 대우조선해양과의 기업결합심사 승인을 받기 위해 주변 국가들의 눈치를 보며 수주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 돼, 이 기간 동안 삼성중공업이 수주 기회를 노릴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현대중공업은 다음 달 초 공정거래위원회에 결합신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후 유럽연합(EU)과 중국, 일본 등 해외 9개 당국에 순차적으로 신고한다는 방침이다. 기업결합심사는 기업이 상장사 지분 15% 이상을 취득할 경우 공정한 경쟁을 침해하는지 여부를 심사받는 절차다. 

국내 조선업계 고객인 선주사가 밀집돼 있는 유럽과 경쟁구도에 있는 중국 등이 이번 인수에 반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기업결합심사 문턱을 넘을 때까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이 ‘압박 수주’를 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현재까지 선박 수주실적은 삼성중공업이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10척, FPSO(부유식 생산·저장·하역설비) 1척 등 총 30억달러를 수주하며 홀로 순항 중이다. 현대중공업그룹(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포함)은 LNG선 5척을 포함해 25억달러를 수주하며 올해 목표(159억달러)의 16%를 달성했다. 대우조선은 LNG선 6척, 초대형원유운반선 6척, 잠수함 3척 등 총 15척으로 26억달러 상당의 선박을 수주했다. 

하반기 해양플랜트 프로젝트 경쟁에서도 유리할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은 일감 규모가 10억달러에 이르는 나이지리아 봉가사우스웨스트 프로젝트 입찰에 참여했다. 결과는 올해 4분기나 내년 1분기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호주 바로사의 경우 삼성중공업이 기초 설계를 하고 있어 수주가 유리한 상황이다. 100척 이상의 수요가 발생하며 삼성중공업의 2분기 LNG선 수주잔고 비중은 1년 전 14%에서 30%로 늘 것으로 전망된다. 

최진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양플랜트 공정 본격화와 함께 달러화 강세, LNG선 매출 비중 확대, 원가절감 및 인력 효율화 등을 통해 조기 흑자전환이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삼성중공업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조45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5% 늘었다. 영업손실은 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3% 줄었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각각 281억원과 1996억원의 영업흑자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지난해 삼성중공업의 연간 선박 인도량은 20척으로 가장 낮은 모습을 보인 반면 올해는 28척, 내년은 42척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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