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우현 기자]“인간의 삶의 목적은 ‘생존과 번식’에 있다. 번식은 상속행위를 통해 나타나는 본능이다. 본능에 충실한 제도여야 개인과 국가 모두 발전하는 결과를 갖게 된다. 전 세계가 상속세 폐지로 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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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민 연세대 법무대학원 교수가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기획재정위원회 정책간담회 ‘기업승계 활성화를 위한 상속세제 개편방안’에 참석해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
현진권 전 한국재정학회 회장은 17일 오후 2시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제4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기획재정위원회 정책간담회 ‘기업승계 활성화를 위한 상속세제 개편방안’에 참석해 이 같이 밝혔다.
이날 간담회는 지난 11일 정부와 여당이 발표한 ‘가업상속 지원세제 개편방안’이 기업의 어려움을 해소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한 자유한국당 소속 기재위원들과 관련 법안을 발의한 의원들이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 모임을 주도한 기재위 간사 추경호 의원은 “정부와 여당은 여전히 가업 승계, 기업 상속을 부의 대물림이라는 생각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며 “가업승계가 부의 대물림이 아니라 기업가정신의 대물림, 일자리 대물림이라는 사고로 전환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부와 한국당 의원들의 법안을 분석한 현 전 회장은 “조세 개혁에는 두 가지 방향이 있다”며 “하나는 틀은 그대로 두고 수치만 바꾸는 개정인 피스밀 리폼(piecemeal reform), 또 다른 하나는 틀을 바꾸는 개혁인 펀더멘탈 리폼(fundamental reform)”이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틀을 바꾸는 펀더멘탈 리폼을 통해 세상이 바뀐다”고 강조했다. 그는 “역사에 이름을 남긴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나 영국의 마가렛 대처 총리가 여기에 해당된다”며 “역사에 이름이 남지 않는 정치인들이 주로 ‘피스밀 리폼’, 부분적 개혁을 이행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의원들의 법안 역시 피스밀 리폼에 해당된다”며 “이 같은 철학 하에서 개정을 할 것이라면 각 개정안(에 언급된 상속세) 수치에서 혜택의 최대치를 선택해 당론으로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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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진권 자유경제포럼 대표가 지난 21일 서울 광화문에 위치한 미디어펜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박규빈 기자 |
현 전 회장은 “지금 세계적인 추세가 ‘조세혁명’으로 가고 있다”며 “이제 조세는 ‘형평성’을 위한 정책 수단이 아닌, ‘경제발전’을 위한 수단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다수의 선진국들이 ‘상속세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는 의미다.
또 “현실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며 “우리나라의 상속세율은 할증율까지 고려하면 65%로 세계 최고 세율”이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OECD 국가의 평균세율은 세간에 알려진 25%가 아닌 15%”라며 “우리나라 상속세율의 2배가 아닌 4배가 높은 수치”라고 언급했다.
현 전 회장은 “다만 상속세제의 획기적인 개편은 현재 정치구조 상 거의 불가능하다”며 “부분적인 조세개혁으로 가는 것이 현실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부분적이라고 해도, 기존의 구지에서 수치만을 상향하는 방법으로 바꾸는 것이 아닌, 상속행위 자체를 인정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타당하다”고 강조했다. 상속이 인간의 본능임을 인정하고, 상속세 완화를 통해 개인의 발전과 국가의 발전을 이루자는 뜻에서다.
현 전 회장은 “상속대상 기업과 한도에 대한 규정을 대폭 상향조정하면서, 세후관리를 없애면 제도가 대폭 단순화돼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흔히 상속을 통한 탈세를 걱정하는데, 기업상속분에 대해 자본소득으로 변화할 때 소득세로 얼마든지 징세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김용민 연세대 법무대학원 교수와 현진권 전 한국재정학회 회장이 세법‧재정 전문가로 참석했다.
또 등 추경호 의원을 비롯해 심재철, 송언석, 윤영석, 엄용수, 김광림, 권성동, 이종구 최교일 의원 등 기재위 소속 위원과 관련 법안을 발의한 정갑윤, 이현재, 송언석, 김규환, 곽대훈 의원이 참석했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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