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나광호 기자]정부가 바이오분야를 반도체·미래차와 함께 3대 주력 육성산업에 포함시키고 해외 시장 진출을 돕는 등 의지를 불태우는 상황에서 대형 악재가 발생해 바이오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가기술표준원은 이날 노보텔 앰버서더 서울강남에서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바이오자원 은행 운영 국제포럼'을 개최했다. 혁신성장동력인 바이오헬스산업 관련 정보의 품질을 높이고 체계적으로 수집·보존·분양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도 지난 15일 한국바이오협회·코트라·아스트라제네카의 협력 의향서(LOI) 체결식에 참석하기 위해 스웨덴 아스트라제네카 공장을 찾았으며,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열린 '유럽 류마티스학회(EULAR)'에서 연구 성과를 공개하는 등 민간기업의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의약품 수출액도 2014년 이후 연평균 18% 가량 성장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다르면 지난해 의약품 수출액은 전년 대비 14.9% 늘어난 47억달러를 기록했다. 주요 수출품목은 바이오의약품·항생제·보툴리눔톡신제제·항생제 등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기 수출액도 같은 기간 14.1% 증가한 36억달러로 집계됐다. 수출국도 기존 미국·중국·독일 외에 스페인·멕시코·이집트 등이 수출국 목록에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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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송도 삼성바이오로직스 전경/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그러나 업계는 국내에서 터진 이슈 탓에 바이오·제약 관련 종목 시가총액이 지난달에만 14조원 가량 증발한 것 등을 근거로 'K-바이오'가 시장의 신뢰를 잃을까 우려하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24부 심리로 이날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첫 재판이 시작됐다. 법원은 백 모 삼성전자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상무, 서 모 보안선진화TF 상무, 양 모 삼성바이오에피스 상무 등 5명에 대한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재판부는 혐의에 대한 검찰·변호인 측의 의견을 청취하고 쟁점을 정리한 이후 이들에 대한 증거조사 계획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2일엔 김 모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과 박 모 삼성전자 인사팀 부사장도 기속구소됐으나, 재판 일정은 결정되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해 5월 금융당국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혐의를 지적한 이후 검찰 수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 증거인멸 계획을 만들고 행동에 옮긴 혐의를 받아 재판에 회부됐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같은해 11월14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자행했다고 판단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에 대해 삼성바이오로직스가 행정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정권에 따라 금융당국의 입장이 바뀌는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행정의 일관성이 없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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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케이주./사진=코오롱생명과학 |
이날 오후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의 '네 번째 자식'으로 불리는 골관절염치료제 '인보사' 품목취소여부를 결정하는 청문회를 비공개로 진행한다. 이번 청문회엔 코오롱생명과학·의사·변호사·학계 전문가 등이 참석한다.
식약처는 인보사 허위자료 제출·고의성 여부 등에 대한 소명을 들은 뒤 그간 제출받은 자료 및 자체조사 내용 등을 토대로 이르면 이번주 내에 결론을 내릴 방침으로 알려졌다. 허가취소 처분이 내려질 경우 코오롱생명과학은 향후 1년간 동일 성분의 품목허가를 신청할 수 없으나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은 가능하다.
식약처는 지난달 28일 인보사 품목허가를 취소하고 코오롱생명과학을 형사고발한 바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이 제출한 자료에는 인보사 주성분 중 하나가 연골세포로 기재됐지만, 실제로는 신장세포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번 청문회 결과는 오는 19일 예정된 한국거래소의 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 결정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보툴리눔톡신 업체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갈등이 3년째 지속되고 있는데 이같은 '쓰나미'가 닥쳤다"며 "新수출동력으로 선정된 바이오산업이 이번 파도를 넘고 수출 하락세 국면 타파에 일조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나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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