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사모펀드가 전체 펀드의 60%를 넘어서며 고속 성장하고 있다. 

업계에선 정부의 사모펀드 규제 완화 등으로 향후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사모펀드의 설정액은 333조2000억원으로 전체 펀드 설정액의 60.5%를 차지했다.

반면, 공모펀드 설정액은 217조8000억원으로 비중이 39.5%에 불과했다.

사모펀드는 49명 이하의 투자자에게서 돈을 모아 주식·채권·부동산 등에 투자하는 펀드다. 최소 가입액이 1억원에 달해 소수의 고액 자산가들에게 팔리는 상품이다.

반면에 공모펀드는 불특정 다수에게서 자금을 모으고 가입자 입장에서는 적은 금액으로 투자할 수 있어 서민·중산층을 위한 재테크 상품으로 여겨진다.

주식형펀드를 중심으로 한 공모펀드 설정액은 2005년 말 123조8000억원에서 2008년 말 232조9000억원으로 3년 만에 약 2배로 불어났다. 사모펀드도 같은 기간 80조6000억원에서 126조6000억원으로 커졌다.

2008년 말 당시까지만 해도 설정액 기준으로 공모펀드가 전체 펀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4.8%에 달했고 사모펀드는 35.2% 수준이었다.

그러나 현재 사모펀드 설정액은 10년간 200조원 늘어난 데 비해 공모펀드 설정액은 오히려 15조원 감소했다.

특히 사모펀드는 최근 4~5년 새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실제 사모펀드 설정액은 2014년 말 173조원에서 2015년 말 200조4000억원, 2016년 말 249조6000억원, 2017년 말 286조원, 지난해 말 333조2000억원으로 급증했다.

펀드 수를 봐도 2008년 말 4828개였던 사모펀드는 지난해 말 1만105개로 5277개(109.3%) 늘었다. 그러나 공모펀드는 같은 기간 4850개에서 4265개로 585개(12.1%) 감소했다.

공모펀드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것은 주가연계증권(ELS), 상장지수펀드(ETF) 등 간접투자를 할 수 있는 경쟁 상품이 늘어난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사모펀드는 주식 등 전통적인 자산보다 부동산이나 선박·항공기·유전·지식재산권 등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펀드가 좋은 수익을 내면서 인기를 끈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9월 사모펀드 투자자 제한 인원을 49명에서 100명으로 확대하고 사모펀드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사모펀드 제도 개편추진 방향'을 발표한 바 있다. 

이같은 제도 개편의 영향으로 사모펀드에 대한 자산가들의 자금 유입이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부와 여당은 부동산 시장에 쏠려 있는 자금을 자본시장으로 끌어오는 것을 사모펀드 규제 완화 추진의 목표 중 하나로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