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자유한국당은 24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어 여야 교섭단체 3당이 서명한 국회 정상화 합의안을 추인하지 않기로 했다. 이로써 지난 4월 5일 본회의 이후 80일 만에 정상궤도에 오르는 듯했던 국회는 다시 한국당이 빠진 불완전한 상태로 돌아갔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의원들로부터 조금 더 분명한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의사표시가 있었다”며 “그래서 당은 추인이 어렵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나 원내대표는 “합의안은 의원들의 추인을 조건으로 한 합의였다”고도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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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운데)가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연합뉴스 |
한국당 의원들은 합의안 조항 가운데 ‘선거법, 공수처법, 검경수사권 조정법 등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법안은 각 당의 안을 종합해 논의한 후 합의 정신에 따라 처리한다’는 내용과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을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한 부분에 불만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국당은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와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북한 어선 입항 귀순’ 사태 관련 상임위, ‘붉은 수돗물’ 관련 상임위에는 참석한다는 방침이다.
한국당의 합의문 추인이 불발되자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유감을 표시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본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합의를 뒤집는다는 것은 예상한 일이 아니다”며 “나경원 원내대표가 최선을 다했지만, 한국당 안에서 (여야) 합의를 부정하는 행위는 국민의 국회 정상화를 바라는 여망을 정면으로 배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한국당 내부에서 패스트트랙과 5·18 특별법 관련 합의 조항에서 이견이 있었던 것과 관련, “패스트트랙은 서로 다른 입장을 조율하고 조정하고 절충하는 정신이 있었던 것으로 합의, 절충, 타협 등으로 진행돼 나가야 할 의회주의에 대한 몰이해나 전면 부정”이라며 “5·18 특별법은 이전 원내대표 간 합의의 연장선에 있었기 때문에 그 문제와 관련이 없다”고 짚었다.
경제원탁회의에 대해서는 “합의 정신은 그대로 살아 있다”며 “(본회의는)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 우리가 부분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있고, 할 수 없는 게 있다. 상황을 봐가면서 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당과의 추가협상 가능성에는 “저쪽(한국당) 상황이 정리된 다음에 판단할 문제”라며 “우리(민주당은)는 법적 정상화의 길이 시작됐고, 모든 상임위와 소위 활동에 정상적으로 임할 것”이라고 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한국당의 전향적인 입장전환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며 “이인영·나경원 원내대표와 다시 논의를 해서 조속히 한국당도 (정상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