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업정서 지속땐 창조경제 요원, 규제혁파 투자확대가 경제살려

최경환 부총리의 초이노믹스는 단기부양효과를 거두고 있지만, 중장기 경제를 회복궤도로 올려놓기위해서는 기업의 투자촉진을 통한 성장잠재력 확충에 주력해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최부총리의 근로자 임금인상, 배당확대, 기업 사내유보 억제 등을 골자로 '초이노믹스'는 시장에 일단 청신호를 주고 있다. 증시가 한때 최고치를 경신하고, 부동산시장도 거래가 회복되는 등  꿈틀대고 있다. 경제는 심리라는 점에서 일단 출발은 좋다.

하지만 초이노믹스는 성장잠재력확충 카드가 없다는 게 최대 약점이다. 정부가 무슨 작전을 벌이듯 계획을 세워 추진하는 것은 과거 계획경제로의 회귀에 불과하다. 사내유보금 과세로 기업들의 부담을 주는 것도 역효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초이노믹스가 성공하려면 어떤 정책을 구사해야 하는가? 자유경제원(원장 현진권)은 지난 13일 <경제활성화해법, 원로에게 듣는다>라는 주제로 긴급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김우택 한림대 명예교수는 "경기활성화라는 단기성과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은 당연하지만, 성장잠재력을 키울 투자활성화 대책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 자유경제원이 13일 최경환부총리의 경기부양책과 관련,<경제활성화 해법, 원로에게 듣는다>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갖고 있다. 왼쪽부터 정기화 전남대교수, 조성봉 숭실대 교수, 주제발표를 한 김우택 한림대 명예교수, 현진권 자유경제원장, 이종욱 서울여대 교수, 최승로 자유경제원 부원장.

김우택  명예교수는 "최경환 경제팀의 경제정책은 한국경제도 자칫 잘못하다가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과 같은 길을 갈 수도 있다는 위기감에서 출발했다"면서 "내수 진작효과는 거두고 있지만, 장기 대책인 경제혁신 부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강조했다. 단기 금융 재정확대정책만으로 경제회복을 이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최경환 경제팀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에서 위기감은 얻었으나 교훈은 얻지 못했다"고 고언했다. 규제개혁과 공공부문 개혁에 실패한 이유에 대한 고민의 흔적이 없는 개혁과 반개혁이 혼재된 미진한 개혁과제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비정상의 정상화’나 ‘국가개조’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원인은 '규칙을 알면서도 실천하지 않고, 나쁜 것인 줄 알면서도 하는'데 있는 점을 도외시하고 있다는 게 김명예교수의 진단이다.

김명예교수는 이어 "대기업이 매도당하고, 공무원이 철밥통으로 호의호식하면 이공계대학생들이 고시공부에 매달리고 창조경제는 요원해진다고 비판했다. 국회는 경제회복의 최대 방해집단이라는 점도 강도높게 지적했다. 그는 "전과자 비중이 사회 평균에 비해 현저하게 높은 국회의원들로 국회가 구성되고 있는 한  ‘비정상의 정상화’를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라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이해집단의 로비로 새로운 규제가 양산되는 상황에서 규제와의 전쟁은 이미 진 싸움이라는 점도 제기됐다.

이날 토론회는 현진권 자유경제원장 사회로 이루어졌다. 패널로는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 정기화 전남대 경제학과 교수, 조성봉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등이 참석했다.
  
 패널로 참석한  정기화 전남대학교 교수는 "노동시장과 서비스산업의 개혁 없는 경기대책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며 "확장적 재정·금융정책은 경기의 급속한 하락을 막을 수 있으나 민간부문의 투자가 본격적으로 회복되지 않으면 확장추세로 돌리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정기화 교수는  "민간부문의 투자회복을 위해 서비스부문의 문호개방을 통해 적극적인 경쟁이 도입되어야 한다"면서 " 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과보호를 줄이고 임금의 자원배분기능이 회복되도록 임금체계가 개편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근혜정부가 정치적 리더십을 발휘하여 이를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다.

조성봉 숭실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도  "일본과 중국의 경쟁력 한계도 아시아적 '관치경제'를 청산하지 못했다"면서 "초이노믹스가 성공하려면 기업의 투자가 원천 봉쇄된 분야에 대한 갈라파고스적 진입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성봉교수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제 폐지 및 진입규제 및 가격규제 등을 재검토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업 또는 대기업의 투자가 원천적으로 봉쇄된 분야에 대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공기업의 민영화도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 김우택 한림대 명예교수(중앙)는 이날 세미나에서 주제발표를 통해 최경환부총리의 경기부양책은 단기적으로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장기적으로 경제가 살아나기위해선 성잠재력확충을 위한 투자규제 제거와 공공부문 개혁, 정치권의 규제양산 억제 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명예교수는 기업인이 매도당하고, 공무원의 철밥통이 지속되면 창조경제는 요원하다고 지적했다.

최승노 자유경제원 부원장은 “탄력성이 떨어진 경제는 돈을 푼다고 해서 살아나지 않는다“면서  "경제살리기의 핵심은 민간의 투자가 얼마나 다시 살아나느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최 부원장은 "세금폭탄처럼 무차별적으로 투하된 이중삼중의 규제를 걷어내 경제구조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