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한진 기자] 삼성전자의 실적 하락 흐름이 일시적으로 멈췄지만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다. 하반기에 반도체 경기 회복 여부와 함께 일본의 ‘경제보복’ 여파가 삼성전자의 수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5일 올해 2분기에 매출 56조원과 영업이익 6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전분기(매출 52조3900억원, 영업이익 6조2300억원)와 비교해 매출은 6.89%, 영업이익은 4.33% 증가했다. 전년 동기(매출 58조4800억원, 영업이익 14조8700억원)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24%, 56.29% 줄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3분기에 정점을 찍은 뒤 올해 1분기까지 2분기 연속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2분기에 실적이 다소 개선됐으나 디스플레이 관련 1회성 수익을 제외하면 실질적으로는 5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디스플레이의 1회성 수익 규모는 9000억원 수준으로 북미 고객사와의 가동률 개런티 등에 대한 사안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날 사업 부문별 수익은 발표되지 않았나 버팀목인 반도체 사업은 영업이익이 3조원 안팎에 머문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13조6500억원)와 비교하면 10조원 가까이 수익이 줄어든 것이다.

디스플레이 사업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물량이 확대되면서 수익을 개선한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은 다소 부진한 성정표를 손에 넣은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의 출하량은 늘었으나 갤럭시S10 시리즈의 판매 둔화와 중저가 모델의 제조비용 부담이 늘어난 것으로 시장은 분석하고 있다.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우호적 환율 속 QLED TV 판매 호조와 생활가전의 판매 확대 등에 힘입어 양호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삼성전자의 2분기 바닥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3분기부터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흐름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글로벌 정보기술(IT) 업체들의 반도체 재고 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면서 하반기부터 메모리 수요와 가격이 회복되고, 갤럭시노트10 등의 신제품 효과가 예상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7조4253억원 이다.

하지만 불확실성이 더 짙어지면서 삼성전자 내부의 불안감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우선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규제를 강화한 일본의 경제보복 여파가 어느정도까지 확대될 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담당하고 있는 DS부문이 삼성전자 실적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58조8900억원 가운데 DS부문이 46조5200억원으로 약 79%를 책임졌다.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의 재고 소진 시점과 물량 확보 시점이 어긋날 경우 제품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단기적으로 재고 과잉 상태였던 메모리 업황이 긍정적인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일본의 주요 소재 수출에 대한 제재는 국내 업체들의 재고 수준이 1개월 내외라는 점에서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한국이 메모리 사업을 과점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의 제재가 이어질 경우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부작용이 클 것이라는 점에서 제재가 장기화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