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업정지 처분 취소 청구' 행정심판 결과 '촉각'
안동일 사장 "고로 조업중단 해답 아냐…피해 최대 9조"
   
▲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전경. /사진=현대제철 제공


[미디어펜=권가림 기자] 현대제철 당진제철소가 고로(용광로) '조업정지 10일' 행정처분 집행 위기를 일단 피했다. 3~5개월 뒤에 열릴 본안(조업정지 처분 취소 청구) 행정심판도 현대제철의 손을 들어준다면 조업정지 처분을 모면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 충남도는 "현대제철의 블리더(안전밸브) 개방은 명백한 대기환경보전법 위반"이란 입장을 고수하며 본안 행정심판에 행정력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지난 9일 충남도지사가 지난 5월 30일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 내린 '조업정지 10일' 행정 처분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중앙행심위는 "제철소 공정 특성상 조업이 중단되는 경우 발생하는 중대한 손해를 예방해야 할 필요성이 긴급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15일부터 열흘간 예정된 당진제철소 2고로 가동정지 처분은 보류됐다. 

앞서 충남지사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가 고로 정비 중 대기오염방지시설을 가동하지 않은 채 블리더를 개방해 대기오염물질을 배출했다는 이유로 지난 5월 30일 현대제철에 10일의 조업정지 처분을 내린 바 있다. 

하지만 현대제철은 "고로 정비 시 블리더를 개방하는 것은 폭발을 예방하는 차원이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이 없다"며 지난 달 7일 중앙행심위에 조업정지 처분 취소 심판과 집행정지 신청을 했다. 

중앙행심위는 "제반 사정을 고려할 때 법상 집행정지 요건을 갖췄다고 보고 청구인의 신청을 받아들였다"고 밝히며 집행정지 신청만 이날 우선 인용했다. 당진제철소는 행정심판 결과가 나올 때까지 조업을 계속할 수 있다. 심판은 3~6개월가량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제철도 조업이 정지되면 막대한 손실을 입을 것으로 염려하고 있다. 

안동일 현대제철 사장은 지난 9일 열린 소결배가스 청정설비 개선현황 설명회에서 "조업정지가 적용될 경우 재가동까지 최소 3개월이 소요되는데 이 기간 고로에 파손이 있으면 피해규모가 자칫 9조원에 육박할 수 있다"며 "조업정지 자체가 문제 해결에 답이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조업정지 위기를 일단 모면한 현대제철은 행정심판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중앙행심위는 조업정지 취소 심판에 대해 양 당사자와 기관 등의 진술을 토대로 조사를 진행해 객관적인 결정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한편 충남도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행심위의 집행정지가 받아들여진 것은 중대한 손해에 대한 임시적인 구제수단"이라며 "집행정지 인용은 임시적 결정이며 조업정지 처분 타당성을 본안에서 입증키 위해 행정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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