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자립형 사립고등학교 8곳의 지정취소를 결정한 가운데, 자유한국당 등 야당을 중심으로 연일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요지는 문재인 정부와 교육 당국이 이념에 따라 ‘자사고 죽이기’를 밀어붙이면서 대한민국 교육을 하향 평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사고 문제에 대해 “다음 세대가 어떤 환경에서 공부해, 어떤 미래를 준비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본질적 문제”라며 “하향 평준화 정책을 취해서는 안 된다.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학교 육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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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1일 국회를 방문한 하윤수 한국교총회장을 접견하고 있다./연합뉴스 |
앞선 최고위회의에서 신보라 최고위원은 “평가 커트라인·기준도 제멋대로, 평가과정도 깜깜이다. 이게 권력의 횡포가 아니면 무엇인가”라며 “자사고 지정취소 사태를 보니 모두가 풍요롭지 않을 바에야 차라리 모두 가난해지자는 반자유·반시장 사회주의 망령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황 대표는 지난달 재선된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도 만나 자사고 정책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황 대표는 “정부는 대입제도 하나도 제대로 결정하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면서 거꾸로 자율성을 보장해야 할 교육현장에서는 사사건건 개입해 우리 교육을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대표는 특히 “전국 교육청을 장악한 좌파 교육감과 전교조가 곳곳에서 갈등을 일으키고 교권을 무너뜨리고 있다”며 “전 세계 국가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엘리트 육성에 국가역량을 집중하고 있는데, 우리는 기계적 평등 논리에 사로잡혀 하향 평준화의 길로 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 회장도 “시시각각 입시 제도가 바뀌는 나라는 전례가 없다고 본다. 교육법정주의를 확립해 법률로서 자사고 문제 등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자사고 폐지 등) 우려스러운 정책이 추진되는 현 정부에 제동을 걸고, 교육부 장관께 요청했으나, 매우 개탄스럽다”고 궤를 같이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인 전희경 의원도 “교육 정책에 있어 중요 포인트는 교육을 받는 학생, 미래의 문제이고, 학교에 학생을 보내는 학부모들의 희망과 안심의 문제”라며 “그러나 어느 순간 우리 교육 의제들은 수요자가 아닌 공급자 논리가 모든 이슈를 제압하는 상황에 빠졌다”고 짚었다.
한국당뿐 아니라 바른미래당도 ‘자사고 사태’에 대한 비판 대열에 합류한 상태다. 이종철 대변인은 자사고 취소 결정이 내려진 지난 9일 “학부모들에게 투명한 교육의 눈이 아니라 ‘색안경’이 보여서는 안 된다”며 “‘재지정 취소’라고 쓰고 있지만, ‘자사고 죽이기’로 읽히면 문제가 있다”고 논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