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교 정상화 이후 한일 간 경제격차가 꾸준히 줄어들고는 있지만 경제규모나 기업간의 주요 지표에서 아직 일본과 약 4배가량의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따르면 올 들어 우리나라 반도체 생산액이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에 올랐다. 대일무역수지 적자의 주범인 부품․소재 분야의 대일의존도도 많이 줄어들었고, 제조업 전체 세계시장점유율은 한국이 일본을 빠르게 따라잡고 있다.

한일 주요 제조업 대표기업들을 비교하면 한국이 앞서거나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자분야에서는 삼성전자가 동 분야 일본 1위 기업인 파나소닉에 비해 영업이익률은 4배가 넘고, 자동차분야에서도 현대자동차가 도요타 자동차에 비해 영업이익률이 더 높다. 철강, 자동차 부품 분야에서도 일본과 비슷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한일 양국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력을 비교해 보면 양국간에 3~4배 정도의 격차를 보였다.

기업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나타내는 세계수출시장 점유율 1위 품목수는 한국이 64개인데 비해 일본은 231개이다.

중국의 부상에 따라 양국 모두 점유율 1위 품목수는 감소하고 있으나 한일 양국간 격차는 몇 년째 줄어들고 있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포춘 500대 기업에 포함되는 양국 기업의 수도 일본이 57개인데 반해 한국은 17개에 그치고 있다.

   
▲ 한일 산업별 대표 기업 경영성과 비교 / 자료=전국경제인연합회

전체 경제규모에서도 일본이 4배 정도 한국보다 앞선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의 경제규모를 나타내는 GDP의 경우 양국의 격차는 줄어들고 있지만 여전히 일본이 우리에 비해 4.01배 높은 수준이다. 주식시장의 규모를 나타내는 증시시가총액의 경우 2014년 7월말 기준으로 일본이 한국보다 3.8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환거래 규모의 경우 약 8배에 가까운 차이가 난다. 일본 엔화가 세계외환 거래의 23%를 차지하는 3대 통화로 거래비중이 1.2%에 불과한 한국 원화와는 글로벌 인지도에서 큰 차이가 나기 때문이다.

다만 수출지향적인 한국의 경제시스템상 교역과 수출규모에서는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해외직접투자 규모도 일본이 2013년 1000억 불을 넘어서 한국보다 약 4배 높은 수준이다. ODA 규모도 일본이 6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일본의 ODA가 일본기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성격이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를 통해 자국기업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도 일본이 한국보다 높을 수 있다.

엄치성 전경련 상무는 “최근 일본 기업들이 다시 글로벌 경쟁력을 회복하고 있으며 조선 등 주력산업에서도 우리를 추월하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일본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기업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정부도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에 전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디어펜=김세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