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메이저리그 최고 투수로 거듭나 국내 야구팬들에게 자랑거리가 된 류현진(LA 다저스). 메이저리그 후반기 일정이 시작됨에 따라 류현진이 앞으로 또 얼마나 멋진 피칭을 보여줄 것인지 기대감이 크다.

특히 류현진이 투수들의 최고 영예인 사이영상을 수상할 수 있을 것인지가 큰 관심사가 되고 있다. 전반기 성적만 놓고 보면 10승(2패)으로 내셔널리그 다승 공동1위에 오르고 1.73의 유일한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류현진은 사이영상 수상자로 충분한 자격을 갖췄다. 실제 MLB.com이 전반기 각 구단 담당기자들을 대상으로 사이영상 모의투표를 한 결과 류현진이 전폭적인 지지를 받기도 했다.

그런데 후반기 일정 시작과 함께 ESPN이 내다본 후반기 전망에서는 전혀 다른 예상이 니왔다. 류현진과 맥스 슈어저(워싱턴)로 압축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경쟁에서 슈어저의 손을 들어줬다. 

   
▲ 사진=LA 다저스, 워싱턴 내셔널스 SNS


ESPN은 12일(현지시간) '메이저리그 후반기 프리뷰'를 하면서 3명의 베테랑 기자들이 사이영상, MVP, 신인상 등을 전망했다. 3명의 기자가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수상자로 모두 슈어저를 지목했다. 류현진은 아무도 언급하지 않았다.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 예상 수상자로는 게릿 콜(휴스턴)이 2표, 찰리 모튼(탬파베이)이 1표를 받았다. 내셔널리그 MVP로는 코디 벨린저가 2표, 크리스티안 옐리치가 1표를 받았고 아메리칸리그 MVP는 3명 모두 마이크 트라웃(LA 에인절스)을 꼽았다. 

이처럼 후반기 들면서 류현진에서 슈어저로 '사이영상 대세' 분위기가 넘어간 것은 역시 경력의 차이 때문으로 보인다. 전반기 성적은 류현진이 분명 앞서지만 부상 전력이 있고, 시즌 풀타임을 뛰면서 많은 이닝 소화해보지 못한 점이 기대치를 떨어트린 것.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은 2013년 192이닝을 던진 것이 최다이닝 소화였고, 부상에 시달린 지난해에는 82⅓이닝 투구에 그쳤다. 올 시즌 전반기에는 109이닝으로 많은 이닝을 던지고 있다.

반면 슈어저는 전반기 9승 5패, 평균자책점 2.30으로 류현진보다 성적이 뒤지지만 벌써 129⅓이닝을 소화했다. 6년 연속 200이닝 이상을 던진 슈어저의 강한 어깨를 감안하면 후반기에도 그의 페이스는 떨어질 것 같지 않다. 시즌 초반 다소 성적이 처졌던 슈어저가 6월 이후 7경기에서 전승을 거두며 평균자책점 0.87로 극강 모드를 보여준 것도 후반기 전망을 밝히는 요인이다.

미국 언론들이 류현진보다는 은근히 슈어저 띄우기를 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그러나 역시 중요한 것은 '전망'이 아니라 '결과'다. 류현진이 전반기와 같은 '코리안 몬스터' 활약을 이어간다면 사이영상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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