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동준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가 18일 청와대에서 만난다.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와 관련, 초당적 대응책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다. 그러나 여야가 그리는 회담장의 모습은 사뭇 다르다. 야당은 소득주도성장·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임 등도 회담 테이블에 올린다는 입장이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청와대 회담과 관련,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로 경제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여야 정치 지도자들이 함께하는 만큼 국민의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크다”고 밝혔다. 야당을 향해선 “오늘 회담에서 국민을 최우선으로 해서 정치권의 뜻을 하나로 모아주기를 바란다. 대승적 차원에서 국론을 하나로 모으는 논의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정론관에서 “행여 우리 경제위기를 타개하고자 모인 자리가 정쟁의 장이나 어깃장을 놓는 자리로 전락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우리 국민과 기업을 보고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 마련”이라고 논평했다. 이번 회담을 대여 공세 기회로 삼으려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 야권의 의도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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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운데)가 1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있다. 왼쪽은 나경원 원내대표./자유한국당 |
반대로 한국당은 경제·외교·안보 분야가 이번 회담의 초점이라고 예고했다. 소득주도성장에 따른 경제 실정이나 지난달 30일 판문점 회담, 군 기강 해이로 불거진 정 장관 해임 문제 등을 거론하겠다는 것이다. 바른미래당도 “문 대통령은 오늘 정 장관 경질에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엄포를 놨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 회담의) 주요 의제는 일본의 경제보복에 초점이 맞춰지겠지만, 문재인 정권의 경제·외교·안보 정책 전반을 짚어보고, 정책 전환을 논의하는 자리도 돼야 한다”며 “정책 대전환 없이는 경제도 민생도 외교도 안보도 추락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특히 “문재인 정권 들어 군 기강이 끝도 없이 망가지고 있다. 정신무장의 기초인 주적개념을 삭제하고, 군 기강을 확립할 정훈교육까지 없애버린 결과”라며 “북한 독재정권의 군사적 위협은 전혀 변하지 않았는데, 이를 덮어주고 감싸기 위해 군 기강을 희생시키고 있다. 군 간부들은 타락한 관료주의에 오염되고 군 곳곳에 무사안일과 책임회피가 전염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군 통수권자는 대통령이다. 군 기강을 무너뜨리고 나라를 위태롭게 만든 데 대해서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책임져야 마땅하지만, 국방부 장관 해임으로 그 책임을 물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당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정 장관 경질 문제에 대한 명료한 입장을 밝히는 것이 막힌 정국을 푸는 중요한 단초가 될 것”이라며 “민생입법도, 추가경정예산안도, 일본의 경제보복 철회 요구 결의문도 모두 ‘정경두’ 장관 이름 세 글자 앞에 막혀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여야 5당 사무총장은 이날 국회에서 청와대 회담에 따른 합의안 도출을 위해 회동했으나 별다른 소득 없이 헤어진 상태다. 한국당은 합의안 내용을 두고 난색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오후 2시 다시 만나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