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부동산 시장서 갭투자들 숨통 트이는 등 활기 불어넣는 효과"
"부동산 수익률 상승 효과도…단 대내외적 불안으로 가격 안정은 쉽지 않아"
[미디어펜=홍샛별 기자]한국은행이 지난 18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함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부동산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수요자들이 관심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한 은행에서 고객들이 대출 등을 상담하는 모습으로 기사와 관계없음.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은 그동안 집값을 잡겠다는 목표 아래 온갖 규제를 쏟아냈던 정부의 행보와는 정반대의 결정이라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 회복세를 보이는 만큼 이번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양지영 R&C연구소 소장은 “지난해 정부의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걷던 집값이 최근 들어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 큰 변수로 꼽힌 것이 바로 기준 금리 인하 여부였다”라고 말했다.

양 소장은 이어 “예상대로 기준 금리가 인하됐는데 이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까지 내세우며 집값을 잡으려는 정부의 의지와는 상반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양 소장은 다만 기준금리 인하가 실수요자들 보다는 갭투자자들의 숨통을 트이는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집값 상승의 가장 큰 원인으로 매물부족을 꼽은 양 소장은 “다주택자들의 매물이 시장에 나와야 하지만 양도세 중과, 보유세 부담 등으로 시장에 나오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반기는 각종 부담이 커지며 갭투자자들의 매물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금리 인하가 갭투자자자들의 숨통을 트이게 해 주며 매물부족 현상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라고 밝혔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이번 금리 인하는 금리 민감도가 높은 재건축·재개발이나 레버리지를 많이 이용하는 투자용 부동산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최근들어 부동산이 사용공간보다는 투자재로 바뀐데다 대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금리 민감도 역시 많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밝힌 박 위원은 “이론적으로 봤을 때 금리 인하는 부동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는 대출 금리 하락으로 이어지고, 금융 비용이 내려감에 따라 투자 수익률 상승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는 게 박 위원의 설명이었다.

박 위원은 그러나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무역 보복,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 분쟁 등으로 수출국인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이 낮아지는 등 거시경제 불안은 부동산 시장의 추가 변수가 될 것”이라면서 “정부가 특정 지역 부동산 시장의 안정을 위한 추가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걱정했다. 

박 위원은 “거시경제불안과 정부 추가 규제가 기준 금리 인하의 효과를 상쇄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이를 감안한 의사 결정이 필요하다”라고 당부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기준 금리 인하가 부동산 가격 상승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1.5%라는 저금리와 1170조원(2년 미만 단기예금)에 달하는 부동자금이 주택 및 토지 등 부동산 시장을 기웃거리며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면서 “낮은 이자비용과 유동성이 승수효과를 일으키며 부동산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될 가능성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함 랩장은 또 “정부의 강력한 여신 및 양도세 규제가 주택시장의 단기투자 유입수요를 제한하고 있다”면서도 “서울 강남권 및 한강변 등 공급의 희소성이 야기될만한 곳이나 토지보상금을 통한 대토수요가 유발될 토지시장 등 일부는 가격 안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기위축이나 이미 높은 가격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에 거래량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렵지만 높은 호가가 유지되는 고원화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는 게 함 랩장의 분석이다.

함 랩장은 “분양가 상한제가 확대될 민간 신규 분양 시장이나 강남권 재건축 단지들의 선호현상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일부 수요는 상가와 오피스텔, 오피스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전이될 수 있으나 최저시급 인상, 상가임대차보호법 강화, 오피스텔 대량 입주를 통한 공급과잉 현상으로 역세권 등 일부 시장에 그칠 것으로 보여진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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