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W급 발전기 10대 구축…연간 8만5000MWh 전기 생산
해상풍력발전설비, 육상 대비 이용률 높아…어족 자원 증가
[미디어펜=나광호 기자]"대한민국은 세계 9번째 해상풍력국가가 됐으며, 앞으로 설비 확충을 통해 '국가대표' 해상풍력발전 단지로 도약하고 싶다."

지난 16일 제주시 한경면 두모리~금등리 해역에 위치한 탐라해상풍력발전에서 만난 김동명 본부장은 "정부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에도 일조하는 곳이 되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제주공항에서 1시간 가량 택시를 타고 도착한 이 곳에선 바다 위로 솟은 풍력발전기들이 제주도민들에게 공급할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바닷바람과 씨름을 하고 있었다.

탐라해상풍력발전은 국내 최초·최대 상업용 해상풍력 발전단지로, 10대의 3MW급 발전기들이 연간 제주도 전력 사용량의 3%인 8만5000MWh 상당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연평균 이용률은 32% 수준이며, 겨울철엔 80%대로 올라가기도 한다.

   
▲ 탐라해상풍력발전의 발전기들이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 본부장은 "해상풍력은 육상 대비 비용이 두 배 가량 더 들지만 이용률이 높고, 넓은 부지에 계획된 설계를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라며 "바다 쪽으로 나갈 수록 바람의 질이 더욱 좋아진다"고 부연했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어족자원 감소에 대해 "구조물과 해저 케이블을 감싸고 있는 주철관·사석 등이 인공 어초 역할을 수행, 오히려 어획량이 늘었다"면서 "산호가 생기는 등 생태계가 활성화되고 해녀들이 1년에 10개월간 잡던 양을 네 달만에 채우게 됐으며, 여전히 돌고래들도 볼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2006년 개발사업 시행 승인을 받았으나, 2015년 4월에 첫 삽을 떴다. 민원해결에 10년 정도 걸린 셈으로, 1년 가량 시운전을 마치고 2017년 발전을 개시했다"며 "투명하고 주민 눈높이에 맞는 정보공유가 비결"이라고 소개했다.

김 본부장의 설명을 뒤로 하고 현장 관계자와 모터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 풍력발전기가 소음 문제를 발생시킨다는 주장의 진위를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그 결과 블레이드들이 돌고 있음에도 '붕붕' 소리를 들을 수 없었다. 바닷바람과 파도 소리가 일명 '화이트노이즈'로 불리는 백색소음 효과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었다. 

   
▲ 두모리 해역에 위치한 탐라해상풍력발전 설비/사진=미디어펜


두산중공업이 만든 이들 발전기는 개당 길이 65.5m의 블레이드가 세 개씩 장착됐으며, 바람의 방향에 맞춰 발전기 각도를 바꿀 수 있다. 몸통 부분엔 발전기·기어박스·컨버터 등이 들어있으며, 송전라인을 통해 12km 떨어진 한림변전소로 전기를 보낸다.

발전기 사이로 어선이 지나가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에 대한 질문에 현장 관계자는 "원래 발전기 근처는 단지 소유지만, 이를 막으면 주민들이 멀찍이 돌아가야 하는 등 불편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개방했다"고 답변했다.

한편 165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이 단지의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중공업이 운영사·시공사로, 인근에 100MW급 단지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 최대주주는 올 1월 두산중공업의 지분을 인수한 남동발전(61%)이며, 건설기간 2만4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해저케이블을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각 발전기와 기어박스 등에 열화상카메라와 실화상카메카를 설치하고 보안·화재를 비롯한 위험 요소를 점검하고 있다.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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